중국 인민해방군 4성 장군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됐다.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드라이브 이후 낙마한 현역 최고위 장성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이 군부 통제력을 강화하며 군권을 잡고 있다는 분위기로 해석된다.
29일 중국 국방부는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인 왕젠핑 상장(대장 격)을 수뢰 혐의로 체포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지난 8월 체포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긴 했지만 국방부가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그는 청두에서 군부대를 시찰하던 도중 현장에서 군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아 왔다. 체포 소식은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부패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발표한 하루 뒤에 나왔다.
왕젠핑 상장은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 들어 시작된 반(反)부패 사정드라이브로 낙마한 최초의 현역 장성으로 기록됐다.
앞서 상장 출신의 쉬차이허우·궈보슝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이 붙잡혔지만 이들은 낙마 당시 현역이 아니었다.
왕젠핑 상장은 중국 역대 최고위 비리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저우융캉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측근으로도 알려졌다.
중국 무장경찰부대 사령관으로 재임할 당시 저우융캉에게 대면 보고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당국이 28일 "저우융캉 등 인적 독소와 영향을 근본적으로 철저하게 숙청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이번 체포가 저우융캉 잔존세력 소탕작전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2013년 집권 이후 '반부패 캠페인'을 앞세워 53명에 이르는 장성의 '옷을 벗기는' 등 군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군사부문에 대한 회계감사를 대폭 강화하는 회계감사 규정을 도입해 군에 대한 '경제적 통제권'까지 확보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의 모든 경제활동 및 이를 책임지는 지도간부는 시주석이 수장으로 있는 중앙군사위원회의
이날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군은 앞으로도 '의법치군(依法治軍·법으로 군을 다스림)', '종엄치군(從嚴治軍·엄격함으로 군을 다스림)'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부패를 생각할 수도 없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의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