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어기고 3선 연임을 이어가는 아프리카 중부 부룬디 대통령이 2020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피에르 은쿠룬지자 부룬디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국 남동쪽 루타나 타운의 한 회의에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우리는 법치 국가를 이루고 있습니다. 법적 테두리 내에서 국민이 승인하고 원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AFP가 보도했습니다.
그는 작년 7월 대통령 3선 도전에 성공하고서 2020년 대선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으나, 이날 "당시엔 상황이 그렇게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는 대통령 4선 연임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보통선거에 의한 5년의 대통령 임기를 두 차례로 제한한 헌법의 개정을 제안했습니다.
은쿠룬지자는 지난해 4월 대통령 3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2005년 시작된 자신의 첫 번째 임기는 내전이 끝나고서 진행된 의회선거로 국민 직접투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언급은 첫 임기는 국민이 직접 참여한 보통선거가 아니어서, 실제 두 차례 보통선거 당선 연임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니라는 논리였으나, 이번에는 아예 헌법을 개정해 4선 연임 도전을 선언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특히 은쿠룬지자의 3선 도전과 그 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져 유혈사태로 이어지는 바람에 부룬디에서 반정부 인사 등 최소 500명이 숨지고 30만 명 이상이 국외로 피신하는 '동란'을 겪어야 했다는 점에서, 4선 도전이 현실화하면 부룬디 정국 불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유엔 인권조사관은 지난 9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사형과 고문 등 광범위한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있다"며 "집단 학살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해당 회의에서 소말리아 주둔 아프리카연합군(AMISOM)에 배치된 5천 400명의 자국 병력이 봉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내달 전원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부룬디 정부는 자국 병력이 11개월간 봉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분석가들은 아프리카연합군에 재정을 지원하는 유럽연합(EU)이 자금 유용을 우려해 부룬디 정부에 직접 자금 전달을 꺼린다고 전했습니다.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부룬디는 끊임없는 내전과 갈등을 겪었으며 특히 1993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최소 30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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