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언론이 공개한 사진. 작년 12월 31일 곤 전 회장(왼쪽)이 레바논 도착 후 부인을 비롯해 지인들과 식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사진 = NHK캡쳐] |
곤 전 회장 도주사건을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복수의 일본언론이 3일 일제히 보도했다. 지금껏 알려졌던 작년 크리스마스날 저녁 악기상자에 숨어 탈출했다는 레바논 언론의 보도와는 배치되는 것으로 첩보영화를 연상시켰던 시나리오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곤 전 회장의 도주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더 커지게 됐다.
NHK를 비롯한 일본언론은 수사당국이 12월 29일 곤 전 회장이 홀로 도쿄 미나토구의 자택을 나섰으며 모처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보석 후 주거제한, 출국금지 등과 함께 자택 앞 감시카메라를 통해 24시간 감시를 받아왔다. 일본 사법당국은 곤 전 회장에 대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다.
곤 전 회장도 3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홍보담당자를 통해 "나의 처 캐롤이나 가족이 일본 출국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는 미디어의 보도는 추측으로 모두 부정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 혼자서 출국 준비를 했으며 가족은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관련 언론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곤 전 회장의 도주 이후 레바논 언론사인 MTV에선 크리스마스 만찬에 참여한 연주단의 악기 가방에 숨어 자택을 빠져나왔다고 보도한바 있다. 이후 곤 전 회장의 부인은 악기상자 은신을 통한 도주설 대해 '완전한 소설'이라고 일축한바 있다.
곤 전 회장 측은 프랑수와 지머레이(Francois Zimeray) 변호사가 적극적으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서는 등 여론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머레이 변호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도주 자체는 위법임을 인정하면서도 "(일본의) 판사, 검찰은 법의 정당성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공평한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완전히 깨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레바논으로 도주한 이유에 대해선 "(레바논) 당국이 지금까지 호의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머레이 변호사는 NHK와 인터뷰에선 "해방된 곤 전 회장은 투지가 넘치고 있다"며 "(8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질문에 대해 직접 명확하게 설명하길 갈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곤 전 회장의 신병이 일본으로 인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알베르트 세르한 레바논 법무장관은 "곤 전 회장은 합법적으로 입국했다"며 "레바논
한편 프랑스 언론에서는 레바논 도착 후인 12월 31일 곤 전 회장이 부인, 지인들과 만찬을 갖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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