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빅토리아시크릿 란제리쇼 뮤즈로 통하던 모델 아드리아나 리마(왼쪽)와 빅토리아시크릿 핑크가 지난 해 기용하기로 한 트렌스젠더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우(오른쪽). 빅토리아시크릿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사회적 다양성을 담지 못하고 시대에 뒤쳐진 결과 급격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출처 = 모델 인스타그램] |
빅토리아시크릿 모기업인 L브랜즈는 20일(현지시간) 사모펀드 '시커모어 파트너스'에 빅토리아시크릿 지분 55%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빅토리아시크릿 나머지 지분 45%는 L브랜즈가 그대로 보유하며, 지분 55%에 해당하는 매각 금액은 5억2500만 달러(약 6327억원)라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 |
↑ 최장수 CEO를 자랑하던 L브랜즈의 레슬리 웩스너 CEO도 결국 사퇴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출처 = 게티이미지·CNN] |
L브랜즈의 빅토리아시크릿 매각 소식과 CEO사퇴는 최근 몇년 새 소비자들이 빅토리아시크릿을 외면한 결과다. 빅토리아시크릿은 1980~1990년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장수를 두 배로 늘렸고, 2000년대 초반에는 아시아 등 전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화려한 보석과 속옷, 천사의 날개로 치장한 빅토리아시크릿 엔젤이 등장하는 란제리쇼는 '관음증'을 유발한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20여년 간 빅토리아시크릿의 상징처럼 통했다.
![]() |
↑ 영국 런던에서 소비자들이 빅토리아시크릿의 `다양성 없는 속옷`을 사지 않겠다며 불매 운동을 벌이는 모습. [출처 = EPA·뉴욕타임스(NYT)] |
빅토리아시크릿의 몰락 탓에 주력 브랜드로 거느린 모기업 L브랜즈 타격도 컸다. 브랜즈 주가는 지난 2015년 말 주당 95.82달러(당해12월 31일 기준)였지만 지난 20일 기준으로 보면 23.42달러에 불과해 4년여 만에 75.56%나 가치가 떨어졌다. L브랜즈 시가총액은 2015년 29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2017년을 전후해 빠르게 급감하면서 최근에는 6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결과 80%가 사라진 셈이 됐다.
L브랜즈가 빅토리아시크릿 지분 절반 이상 매각을 발표한 20일 WSJ와 CNBC,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외신은 대대적으로 빅토리아시크릿의 몰락을 다뤘다. 공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출 부진·웩스너 L브랜즈 CEO의 엡스타인 스캔들·왜곡된 몸매를 강조하는 데 대한 사회적 비판' 세가지가 꼽혔다.
가장 직격탄이 된 것은 사회적 비판 속 불매운동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지젤 번천과 아드리아나 리마 등 슈퍼 모델들이 빅토리아시크릿의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