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치료 중 사망한 파리 시내의 라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종합병원을 방문해 의료진들로부터 애로사항과 향후 감염 전망 등을 청취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마스크 등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병원 의료진들과 스탠딩 회의를 하며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는 하루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20명 증가하는 등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 내 가장 심각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곳으로,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 수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호실의 보호장구 착용 요청까지 물리치고 현장 소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아침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과 함께 파리 시내의 라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종합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 병원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세 프랑스인 남성이 지난 25일 밤 치료를 받다가 숨진 곳이다. 사망자는 프랑스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첫 프랑스인이었다.
탁자 위에 앉아 현장 의료진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던 중 한 의료진이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탔을 때 많은 성원이 있었는데, 지금 프랑스 공립병원들은 노트르담이 불탄 것만큼이나 빠르게 불타고 있다. 공립병원들을 구해야 한다"며 확진자 급증에 따른 공공의료 시스템의 붕괴 가능성을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또 다른 의료진은 "(최근 사망한) 고인이 코로나19가 확산한 지역에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바이러스가 이미 우리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지역감염이 시작됐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 위기가 다가왔고 감염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수긍하며 "우리는 겨우 (위기의) 시작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정부는 공공의료 지원과 관련해 지난해 말 수 십억 유로를 편성해 병원과 의료진 시설 및 처우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 27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치료 중 사망한 파리 시내의 라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종합병원을 방문해 의료진들로부터 애로사항과 향후 감염 전망 등을 청취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현지 매체들은 최근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산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있어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국가 비상사태로 파악하고 이 같은 전격 방문을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사회연대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오후 7시 기준 38명에 달해 전
하룻밤 사이 확진자로 집계된 환자 중 12명은 프랑스 북서부 우아즈 도(데파르트망)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롬 살로몽 프랑스 질병관리본부장은 "최초 전파자 파악은 어려운 작업으로 며칠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