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버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검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말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 마러라고에서 만났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수행단 일원인 대통령실 소속 커뮤니케이션국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당시 바인가르텐 국장과 같은 방에 머물렀던 프랜시스 수아즈 마이애미 시장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노출 우려도 가중돼온 상황입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도 최근 만난 피터 더튼 호주 내무부 장관이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현지시간으로 어제(13일) 예방 차원에서 백악관으로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 중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백악관은 전날까지만 해도 바인가르텐 국장의 양성 판정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인물과 거의 접촉이 없었다며 지금으로선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인물과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이 보도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처음에는 증상이 없다면서 검사를 받을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로 넘어갔다가 거듭 질문이 나오자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그는 바인가르텐 국장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백악관 의사들의 조언을 받았다며 "나는 어떤 증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거듭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검사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필시(most likely) 그렇다(검사를 받을 것이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쨌든 나는 그것을 할 것"이라며 그 시기는 "꽤 조만간(fairly soon)"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검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석연찮은 태도 속에 지난주에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한 확진자는 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주재 브라질 대사관은 지난 주말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테이블에 앉은 네스투르 포르스테르 자국 대리대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AP는 여기에 더해 지난 8일 모금행사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또다른 인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두 명의 공화당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3명의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검사에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주치의인 숀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를 받겠다고
콘리는 "첫 번째 개인(바인가르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출도(사진촬영·악수)는 극히 제한적이고 두 번째 인사(포르스테르)는 더 가까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전체 교류가 어떤 증세도 나타나기 전에 일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