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청와대·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한 시각에 백악관이 한국을 비교 대상으로 이 같은 치적 홍보물을 올려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코로나19 의심환자 테스트에서 투명하고 신속한 작업으로 세계적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보건 시스템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뛰어난 프로세스를 안착시켰다는 취지다.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이 코로나19 대응 공조를 위한 전화통화를 마친 뒤 수 시간 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에 속한 데비 벅스 조정관의 대언론 브리핑 동영상을 백악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21초 분량의 영상에서 벅스 조정관은 "잠시 미국민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트럼프 정부가) 지금도 열심히 진단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상기시킨 뒤 "오늘을 기준으로 우리는 지난 8주 간 한국이 이뤄온 테스트보다 더 많은 테스트를 지난 8일 간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과가 가능했던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테스트 프로세스를 바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2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통화 후 백악관이 트위터 계정에 올린 홍보물. 사진 속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조정관이 최근 미국의 진단 테스트 역량이 한국을 추월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 백악관 트위터]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미국 내 첫 감염환자가 확인되고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을 선언할 때까지도 자국 내 진단시스템을 체계화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 정부에 제공하겠다는 진단키트마저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거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라는 반발이 쇄도했다.
이 과정에서 꾸려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내에서도 벅스 조정관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 과정을 정리한 도표를 들고 나와 일일이 손으로 짚어가며 설명하는 등 진단 테스트 문제를 방어하는 데 진력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그가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지난 8일 간 미국이 진행한 진단테스트 규모가 한국을 능가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미국 질병통제센터 웹사이트를 보면 최근 미국의 일일 테스트 능력은 최대 5만명까지 확대된 상태다. 한국의 경우 이달 초 하루 1만5000명까지 살인적 진단 물량을 소화한 바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의 언론브리핑을 두고 정확한 정보 제공보다 트럼프 대통령 홍보에 열을 올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상대로 지원을 요청한 의료장비의 내용과 스펙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환자의 집중치료 과정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부족 문제로 제네럴모터스(GM) 등 자국 완성차 기업들에 인공호흡기 제작을 의뢰한 점을 고려할 때 인공호흡기 긴급공수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의료시설 내 확보된 인공호흡기는 6만2000개 수준으로, 확진자 급증 추세를 볼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미 콜럼비아대 연구팀은 미국과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의 감염확산 모델을 시뮬레이션해 향후 두 달 사이 미국 내 확진자가 65만 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진자 100명을 놓고 볼 때 의학계는 통상 85명은 의학적 치료가 없이 자연치유되는 반면, 15명이 의학적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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