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부르고스 지역의 한 병원에서 초췌해진 얼굴로 나오는 의료진에게 마스크를 낀 시민이 응원의 꽃다발을 내밀고 있다(왼쪽). 앞서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코로나 19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해 `코로나19전쟁 승리`를 공개 선언하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일대일로 관심... |
스페인에서 불거진 중국산 불량 진단 키트 문제는 국제 사회가 중국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세 은폐·축소' 의혹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고 있다. 스페인 전염병·임상미생물학회(Seimc)는 중국산 진단 키트 사용을 당장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신문 엘파이스는 "스페인 보건부가 전날 수입했다고 밝힌 중국산 의료장비 중 바이오이지(Bioeasy)사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정확도가 30%밖에 안돼 양성인 사람도 음성으로 분류하는 형편없는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정부가 중국산 진단 키트를 사들여 수도 마드리드 소재 병원 네 곳에 우선 9000개를 배포했지만 병원 의료진이 이 중 8000개를 실제 사용해보니 확진자 수를 과소 평가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감염여부를 진단할 때 일반적으로 PCR(유전자 검사) 방식을 쓴다. 스페인 공공보건연구기관인 카를로스3세 보건연구원 기준에 따르면 PCR방식 진단 키트는 정확도가 80%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산인 바이오이지 사의 진단키트(30%)는 정확도가 연구원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넘쳐나는 환자들과 부족한 의료 장비·시설 속에서 힘들게 일하는 현장 의료진이 '저질' 중국산 진단 키트 탓에 실망감만 느끼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 25일(현지시간) 살바도르 이야 보건부 장관은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에서 4억3200만 유로(약 5760억8900만원) 어치 의료 장비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중국산 진단 키트(총 550만 개)가 포함됐는데 이 중 9000개를 우선 배포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음성`판정을 받는 등 문제가 ... |
중국 측은 책임을 부인했다. 마드리드 주재 중국 대사관 측은 '대사관이 제시한 의료 제품 수입업체 추천목록에 문제의 바이오이지 사는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에 대한 의구심과 정부의 무책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페르난도 시몬 스페인 보건 경보·비상 센터장은 문제의 중국산 진단 키트가 유럽 품질인증(CE)을 받았는 지 제대로 표시도 안 돼있고, 어떻게 국내로 유통됐는지 배급망조차 파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과 스페인 간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중국이 스페인에 마스크와 진단 키트 등을 지원했다고 알렸다. [사진 출처 = 대사관 트위터] |
이 때문에 지난 15일 중국 외무부는 왕이 외교부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스페인은 신종코로나 낙인찍기에 반대해왔다. 중국과 스페인은 장기적인 우정을 가지고 있으며 항상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해왔다"면서 "중국은 스페인에 의료 장비 제작을 위한 재료를 긴급히 제공하기로 결정했으며, 스페인이 필요로 하는 개인 보호 장비와 의료 장비를 수입 통로를 열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또 "중국은 전세계적인 전염병에 맞서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싸워왔다. 스페인 의료진에게 화상 회의를 통해 기술과 경험을 전달할 것"이라면서 협력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중국은 자국 의료진을 스페인에 파견하기로 했었다.
엘 파이스 신문은 보건부 관계자 인터뷰 결과 중국산 진단 키트 수입 과정에서 전문적인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제1야당인 국민당(PP)의 파블로 카사도 대표는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중국산 진단 키트를 어떻게 수입하게 됐는 지, 또 (추천한 업체가 아니라는)중국 말이 맞다면, 바이오이지 사 제품을 왜 수입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각 국 보건부 데이터를 종합한 것을 보면 26일(현지시간) 기준 스페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만7786명으로 6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사망자는 총 4365명이다. |
↑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이페마(IFEMA) 전시장(사진 위)은 대형 응급실로 바뀌었다.미국 컬럼비아대는 코로나19판데믹이 100여년 전 유행한 이른바 스페인 독감 이후 최악의 피해를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래 사진은 스페인 독감 당시 병상 풍경. 스페인 독감의 발원지와 발생 원인은 ...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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