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비야(87) 카메룬 대통령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사람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각) 아프리카 국가수반 중 최고령인 비야 대통령이 잠적한 지 벌써 35일이나 지났다며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이 살아계시긴 하느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메룬 국민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와중에 대통령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격분과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다소 거친 추측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비야 대통령은 카메룬 주재 프랑스 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본인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오후에 교환할 의제는 카메룬과 프랑스, 나아가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 관리에 관한 것"이라는 설명도 함께였다.
비야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활동에도 불구, 국민의 우려는 여전하다.
한 네티즌은 "일어나셨나요"라고 게시물에 답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리는 당신이 사람들을 맞이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다. 국가를 관리하길 원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비야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며 지난 대선에서도 맞붙었던 야권 지도자 모리스 캄토는 "카메룬 헌법은 권력 공백이 발생할 시 즉시 새로운 선거를 치르게 돼 있다"며 "대통령의 유고, 사임, 영구적 업무 불능 사태 이후 40일 안에 선거를 치르도록 의회가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비야 대통령과 프랑스 대사가 함께 있는 사진에 대해서도 "그 사진이 진짜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꼬집었다.
지난 2015년, 비야 대통령이 당시 유럽에 있었음에도 군인들의 장례식에 참석한 것처럼 조작된 사진이 대통령실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되며 불거진 '포토샵 스캔들'을 겨냥한 것이다.
당시 카메룬 정부는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사진을 조작한 뒤 웹사이트를 해킹해 게시물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비야 대통령의 사진에 등장한 크리스토프 귈로우 카메룬 주재 프랑스 대사는
16일 기준 카메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848명, 사망자 14명이 나왔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항과 학교, 종교시설을 비롯한 다중 이용시설을 폐쇄한 상태다.
[디지털뉴스국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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