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여년 전부터 '글로벌 판데믹'(전세계 대유행병)을 경고해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잘하면 1년 안에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이사장인 그는 26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인터뷰 도중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최대 2년까지 걸릴 수 있다"면서도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된다는 가정을 하면, 앞으로 1년 안에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1년 안에 백신 대중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게이츠 이사장은 "사람들에게 너무 높은 기대감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면서 "나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그간 18개월은 필요하다고 꾸준히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부부 이름을 딴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달 MS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께부터 언론을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치명적 독감 같은 전세계 유행성 전염병이 출현할 것"이라면서 "국제 사회가 협력해야 하고 치료제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23일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판데믹을 '세계 대전'에 비유하면서 "엄청난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이동제한 등 자택에 머무르기가 필요하다"고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코로나19 투사'로 나섰다. 앞서 3일에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코로나19 백신 유망 후보물질 7가지를 선정해 생산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후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금까지는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말라리아, 소아마비 퇴치에 주력했지만 판데믹 사태 이후로는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보유 기금은 400억 달러(약 49조 38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최근 코로나19 대처에 2억5000달러(약 2470억원)를 이미 기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 전했다.
현재로서는 백신에 앞서 치료제 개발도 쉽지 않은 단계다. 당장 미국 길리어드 사가 5월 중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고 하자 중국 의료계와 세계보건기구(WHO)등이 회의적인 반응을 내는 등 코로나19 관련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둘러싼 견제도 한창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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