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8일(현지시간) 100만명을 넘어섰다. 전세계 감염자 309만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자료에 따르면 미국 감염자수는 50만명을 넘은 지 2주만에 2배인 100만명으로 급증했다.
미국 사망자 역시 5만8365명을 기록하며, 베트남전(1955~1975) 희생자(5만8220명)를 뛰어넘었다. 전세계 코로나 사망자 21만5000명 가운데 27%를 차지한다. CNBC는 "코로나19가 지난 1월 미국에서 첫 확진자를 낸 뒤 약 100일 만에 베트남전쟁 미군 사망자수를 앞질렀다"며 "사망자 반 이상이 미국 뉴욕주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과 전쟁 중이며 나는 전시 대통령"이라고 선포했다. 공교롭게도 이 발언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베트남전은 미국이 치른 전쟁 중 성과도 명분도 없는 최악의 전쟁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희생자가 베트남전 미군 희생자를 넘어서며 오는 11월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우리 전문가들은 최악의 날들이 지나갔다고 본다"면서 "미국인들은 안전하고 신속한 경제 정상화를 고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빠른 경제 재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3월 가동을 일제히 중단한 미국 자동차 3사는 5월 18일을 목표로 공장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바른말'로 스타가 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다시 한번 맞서는 발언을 했다. 그는 28일 화상 회의로 진행된 미 워싱턴DC의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올해 미국에서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것(코로나19)이 돌아올 것이라고 거의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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