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자신과 의료시설이 권고한 '마스크 의무 착용'을 어기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원 현장을 활보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총책임자다.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스티브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과 함께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있는 유명 종합병원 '메이오 클리닉'을 방문했다. 라운드테이블 논의에 참석하고 코로나19 연구를 지원하는 시설을 둘러보는 일정 등이었다. 논란은 펜스 부통령이 환자와 면담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사진에 나온 10여명의 사람 가운데 병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펜스 부통령이 유일했던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모든 국민이 안면 가리개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 예방 지침 마련에 미 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인 펜스 부통령이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 자신이 전 국민을 상대로 내린 지침과 어긋나는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펜스 부통령이 방문한 의료시설도 병원 방문객 전원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메이오 클리닉은 펜스 부통령의 방문에 앞서 이날 마스크 정책을 알렸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뉴욕타임스는 "마스크 착용 메시지를 보내놓고 정작 자신은 쓰지 않아 위선적으로 보일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병원 방문을 마친 펜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냐'는 취재진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100만명을 돌파, 전 세계 확진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게 됐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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