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 화폐 도입을 준비 중인 가운데 오는 5월 1일부터 장쑤성 쑤저우, 광둥성 선전, 쓰촨성 청두, 허베이성 슝안지구 등 4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CCTV를 비롯한 중국 언론은 인민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사업을 공식화했고, 이 사업 설명회에 스타벅스와 맥도널드, 서브웨이 등 미국 기업도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CBDC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줄임말로, 중앙은행이 정부의 허가 하에 발행하는 디지털 법정 화폐라는 뜻이다. 기업이 개발한 가상·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할 권한을 독점적으로 갖는다. 종이 화폐를 일부 대체하므로 시중에 풀리는 총 통화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어 경제 정책 시행에 용이하다.
유통량에 따라 가치가 변화하는 가상·암호화폐보다도 안정적이고, 종이 화폐 발행에 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중국이 CBDC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모바일페이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 주로 이용되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애플리케이션(앱)은 사용처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그래서 탈세나 범죄 자금 세탁에 이용되기 쉽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왔다.
실제로 중국 모바일페이를 통한 탈세가 잇따르자 베트남 정부가 해당 앱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CBDC가 상용화되면 정부가 직접 자금 유통을 추적할 수 있어 범죄를 단속하기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이를 빌미로 당국이 대중 감시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험사업 관련 내용은 중국 정부의 발표로 최근 소개됐으나, CBDC 개념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도 지난 2019년 10월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이 이미 CBDC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5년 내 신흥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CBDC 발행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 중인 미국의 경우,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CBDC 발행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사용하기 편한 CBDC를 도입함으로써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기해 CBDC를 공식화할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수입에 디지털 위안화를 쓰도록 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