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에 맞춰 대중교통이나 상점 내 얼굴가리개 착용을 권고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의료진이 아닌 대중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권고하지 않았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11일)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봉쇄조치 단계적 완화와 관련한 상세한 지침을 담은 50쪽 분량의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전날 봉쇄조치의 단계적 완화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성이나 명료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입니다.
'재건을 위한 우리의 계획 :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회복 전략'이라는 이름의 지침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으로 영국에서 얼굴 가리개 사용을 권고했습니다.
지침은 "더 많은 사람이 일터에 복귀하게 됨에 따라 정부는 이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닫힌 공간 등에서 얼굴 가리개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예로 대중교통이나 일부 상점 등을 들었습니다.
지침은 얼굴 가리개가 착용자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지는 못하지만, 무증상 감염자가 다른 사람을 부주의하게 감염시키는 것은 막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은 마스크가 아닌 얼굴 가리개로 충분하며, 마스크는 의료서비스 인력 등을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잉글랜드 공중보건국은 천으로 얼굴 가리개를 만드는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지침은 전날 존슨 총리가 내놓은 3단계 출구 전략에 관한 상세 내용도 담았습니다.
우선 내일(13일)부터 시작하는 1단계 계획에 따라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며, 취약계층 어린이 중 가능한 이들은 학교에 가게 됩니다.
아울러 잉글랜드 지역에서는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조건 하에 바깥에서 다른 가구 구성원들과의 만남이 허용됩니다.
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차를 타고 공원이나 바닷가 등에 무제한적인 접근이 가능하지만, 웨일스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제한됩니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는 기업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한편으로 작업장을 가능한 한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권고사항을 내놨습니다.
노조와 함께 작업장의 리스크 평가를 진행하고, 직원 간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한편 소독 등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담았습니다.
빠르면 6월 1일부터 적용되는 2단계 계획하에서 유치원과 일부 초등학생이 학교로 복귀합니다.
정부는 여름 방학 이전에 모든 초등학생이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일부 업종의 문을 다시 열고 스포츠 이벤트 역시 무관중으로 재개될 예정입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자식들을 맡길 곳이 없는 부모들에 대한 대책을 묻자 "재택근무를 하기 어렵거나 애를 돌봐줄 사람이 없을 경우 고용주들이 상황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7월부터는 미용실과 뷰티 살롱 등 더 많은 업종이 다시 영업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입니다.
다만 이 모든 계획은 조건부로 진행되며, 바이러스 감소세가 충분치 않으면 봉쇄조치가 다시 도입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 조치를 어길 경우 부과되는 벌금은 기존 60 파운드(약 9만 원)에서 100 파운드(약 15만 원)로 인상되며, 상습 위반자에 대해서는 최대 3천200 파운드(약 483만 원)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중이 정부 조치를 잘 준수한다면 단계적 출구전략을 통해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다음 단계에서의 삶에 적응하기 위해 "훌륭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영국인의 상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그러나 "이 나라는 정부로부터 더 많은 명확성과 안심을 원한다"면서 "총리는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하지만, 우리가 여정을 안전하게 끝내기 위해서는 로드맵이 명확한 방향성을 갖춰야 한다. 우리는 여전히 많은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2만3천60명으로 전날 대비 3천877명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 누적 검사건수는 192만1천770건으로 24시간 동안 10만490건이 실시됐습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사망자는 3만2천65명으로 하루 새 210명 증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