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그룹 이사직에서 13년만에 물러난다.
작년말엔 18년 동안 소프트뱅크그룹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려왔던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모회사) 회장이 물러난바 있다. 소프트뱅크그룹 이사회의 상징적 존재였던 두 사람이 물러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나온다.
소프트뱅크그룹은 18일 "마윈 창업주가 오는 6월 25일부로 이사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직 퇴임 이유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마 창업주는 지난해 9월 알리바바 회장직에서도 물러난 바 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2000년 마 전 창업주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5분가량의 설명을 듣고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약 246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손 회장이 2005년부터 알리바바의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으며 마 창업주 역시 2007년부터 소프트뱅크그룹 이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마 창업주는 지난해 12월 SK그룹 등이 주최한 도쿄포럼에 참석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냄새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마 창업주의 말처럼 두 사람은 지난 20년간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편 지난해 말에는 야나이 패스트리테일링 회장도 소프트뱅크그룹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야나이 회장은 일본 재계에서도 손 회장과 가장 친분이 두터운 인물로 꼽혀왔다. 특히 야나이 회장은 이사회에서 손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 결정 등에 대해 반대의견을 강하게 제시하는 등 브레이크 역할을 자처해왔던 인물이다. 당시 야나이 회장은 패스트리테일링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설명했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019 회계연도(3월 결산)에 9000억엔(약 10조 35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8 회계연도엔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나 한해 만에 사상 최악 실적을 기록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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