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이 지난해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의 극적인 해외 탈주를 도운 미국인 2명을 메사추세츠에서 체포했다.
매사추세츠 연방검찰은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이자 민간 보안업계 전문가로 알려진 마이클 테일러와 그의 아들 피터 테일러를 20일(현지시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도쿄지검은 당시 조력자 역할을 했던 이들 부자와 조지 자이에크 3명에 대해 곤 전회장이 탈출한 직후였던 1월 수배령을 내린 상황이다. 미국 측은 "일본 당국이 아직 범죄인 인도 요청을 의뢰해오지는 않았다"며 "곧 45일 내로 요청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CNBC는 "두 사람이 오렌지색 죄수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화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하면서 "필요한 발언 외에는 침묵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던 곤 전 회장은 같은 달 29일 음향장비 케이스에 몸을 숨긴 채 전세기를 타고 레바논으로 탈출해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에 체포된 테일러 부자는 자이에크와 함께 곤 전 회장의 탈주를 도와 출입국 관리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를 받는다. 곤 전 회장은 도쿄 미나토구 자택에서 레바논 베이루트까지 스스로 탈출을 감행했다고 주장해왔다.
공소장에는 이들 네 명이 얼마나 치밀한 탈주극을 꾸몄는지 호텔 예약, CCTV, 여행 기록 등을 통해 서술돼있다고 CNBC는 전했다. 피터 테일러는 지난해 여름부터 일본에 있던 곤 전 회장을 7번 넘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탈출 전날 입국한 피터에 이어 12월 29일 마이클과 자이에크가 입국했고, 이들은 자신들을 뮤지션이라고 주장하며 두 개의 큰
이후 네 명이 도쿄 시내의 고급 호텔에서 만났고 마이클과 자이에크가 곤 전회장을 에스코트해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데려가는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찍혔다. 근처 호텔 객실에 다시 들어간 이들은 상자에 담긴 곤 전회장을 무사히 전세기에 이동시켰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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