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5세대 네트워크(5G) 사업을 위해 한국 삼성 제품 구매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확산 둔화세에 맞춰 중국과 글로벌 현안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반도체·통신 분야 틈새 시장에서 한국이 부상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부가 5G사업을 위해 한국 삼성과 일본의 NEC에서 이동통신장비를 사들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두 업체와 5G망 구축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NEC측 담당자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한국·일본 근무 시간이 끝난 후여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가 한국에 관심을 돌린 것은 미국·유럽과 중국이 최근 '코로나19 중국 책임공방'과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영국이 '화웨이 보이콧'을 구체화한 것이 배경이다. 영국 정부는 화웨이를 5G사업에서 단계적으로 배제해 오는 2023년까지 완전히 배제한다는 계획 하에 화웨이 대체 방안을 찾는 중이다.
영국은 올해 1월 화웨이를 '매우 위험한 공급업체'로 지정해 화웨이의 영국 5G사업 참여 비중을 35%로 제한함과 동시에 핵심 데이터 부문에서는 참여 자체를 배제시킨 바 있다. 또 3월 코로나19 사태가 영국 등 유럽을 덮친 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속한 보수당에서는 "우리는 무역만 우선 순위로 삼고 중국과 관계를 강화한 대가를 지금 치르게 됐다"면서 중국과의 경제 교류를 줄이라고 압박했고 이에 따라 지난 4월 도미니크 라브 외무부 장관이 "중국과 예전같은 비즈니스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발언해 눈길 끈 바 있다. 외부에서는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파이브아이즈'(영미권 첩보동맹5국,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최대동맹' 유럽에 대해 집중적으로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자고 주장해왔다.
영국이 반도체 부문에서도 중국 대신 한국에 관심을 돌릴 가능성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보안당국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업계를 제재한다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입 규제 방침과 여파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수출입 규제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나 반도체 생산 장비를 이용한 반도체 관련 거래를 하는 경우 상무부 허가를 사전에 받아야 하며 이는 중국 화웨이와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에서는 지난 달 21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중국을 겨냥해 전략 물자에 대한 외국 의존도를 낮추는 '프로젝트 디펜드'계획을 준비한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도 '화웨이 보이콧'을 본격화하고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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