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애정이 여기저기서 관찰되고 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정책을 비롯해 약물 복용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닮아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브라질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념적 편견 없이 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탈퇴하겠다"며 "미국은 이미 WHO를 탈퇴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중국이 WHO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WHO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했다. 브라질은 작년부터 WHO 기여금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국제문제 전문가인 자미우 샤지는 "코로나19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브라질 상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고 브라질 뉴스포털 UOL이 전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었을 때 백악관이 보인 반응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 따라하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에 대한 약효가 입증되지 않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옹호하는 것도 닮았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복용한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사용 확대를 주장해 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효과를 극찬하고 직접 복용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널리 알려진 약품이다.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달 20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중증 환자뿐 아니라 경증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꾸고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과 함께 처방하도록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을 하듯 미국 정부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200
반면 세계 대부분 국가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WHO의 권고에 따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는 코로나19에 이 약을 처방하는 것을 금지했고, 이탈리아와 벨기에 등도 임상시험 외 목적으로 처방을 금지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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