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보기보다 '트럼프'에 가까운 사람이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역사를 창출해내는데 열성적이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50)의 진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신간이 16일(현지시간) 출시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사 소속인 메리 조던 기자의 '그녀의 협상 기술: 멜라니아 트럼프의 숨겨진 이야기(The Art of Her Deal: The Untold Story of Melania Trump)'에 이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책에는 겉보기와는 달리 협상에 능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쥐락펴락하는 '진짜'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이 그려졌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2017년 1월 당시 멜라니아 여사가 반년 가까이 이사를 미룬 이유가 재산분할 문제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뉴욕에서 재학 중이던 아들 배런의 학업문제로 이사가 늦어진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은 혼전계약서 수정안에 들어갈 내용을 재협상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WP는 이렇게 기회를 얻은 멜라니아가 자신과 아들 배런을 위한 경제적 지원 조건을 추가하는데 성공했다고 서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를 포함한 지금까지 3명의 부인과 모두 혼전계약서를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결혼 후 생활규칙과 이혼할 경우 위자료, 재산분할에 대한 내용이 담긴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들 부부가 각방을 쓰는지, 멜라니아 여사가 대중 앞에서 미소를 지을 때마다 현금이 지급되는지 등 계약서의 구체적인 조건은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한가지 분명한 건 많은 이들이 믿고 싶어하는 것처럼 멜리니아 여사가 무력한 희생자는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슬로베니아 출생의 전직 모델인 멜라니아는 영부인이 된 이후 줄곧 여론의 동정을 받아왔다. 외도 소식 끊이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과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방카 사이에 낀 그녀를 두고 한때 '멜라니아를 구해내자(#FreeMelania)'는 이름의 온라인 운동이 일기도 했다.
책에는 '퍼스트 도터'로 불리며 백악관 실세로 자리매김한 자신의 딸 이방카 트럼프와 겪은 신경전도 담겼다. WP는 멜리니아가 뉴욕에 머무르는 동안 이방카가 백악관의 이스트윙(동관)을 눈독 들였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업무를 관장하는 웨스트윙(서관)과 달리 영부인의 주관 구역인 이스트윙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시도였던 셈이다. 이방카는 '퍼스트 레이디 오피스'로 불리는 영부인 집무실 명칭을 '퍼스트 패밀리 오피스(가족 집무실)'로 바꿀 것을 제안했지만 멜라니아는 이 같은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하며 전통을 유지하고자 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번 책을 집필한 조던 기자는 지난 14년간 40여개국에서 워싱턴포스트 특파원을 지냈다. 남편 케빈 설리번 기자와 멕시코의 형사사법제도 문제를 보도해 200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2016년 WP가 출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 '폭로된 트럼프' 집필에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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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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