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4번째 생일을 맞는다. 생일날에는 축하인사가 이어져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은 그렇지 못한 듯 하다. 최근 백인 경찰의 무력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로 국민의 분노가 거세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조롱거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트위터에는 '오바마데이6월14일(#ObamaDayJune14th)', '오바마감사데이(#ObamaAppreciationDay)' 등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관련된 해시태그가 주요 순위를 휩쓸고 있다. 14일(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 현재 오바마 전 대통령이 거론된 해시태그는 '오바마데이6월14일'이 약 16만 4000건, '오바마감사데이'가 약 5만1000건으로 총 21만 건이 넘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뜻의 '트럼프생일축하(#HappyBirthdayTrump)' '대통령님생일축하해요' 등은 17만 건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임에도 전임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름이 더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런 날(트럼프 생일)일수록 오바마 대통령이 얼마나 좋았는지 추억하자" "'진짜' 지도자의 생일을 축하하자"는 뜻에서 이같은 해시태그를 만들어 공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SNS 상에는 '자비와 인류의 가치를 아는 진정한 리더, 진정한 대통령 버락 오바마' '우리는 당신이 그립다. 올해 생일을 두 번 축하해도 상관 없다!' 등의 글이 쏟아진다. 각 해시태그의 실시간 순위도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양측 네티즌 간 온라인 전쟁으로 불붙었다.
이번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을 비롯해 전세계 곳곳으로 번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고비를 겪고 있다. 자국민 시위대를 두고 '폭력배'라 칭하고 분열과 협박으로 위기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중에게 실망감만 안긴 상태다.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수차례 여론조사에서도 잇따른 지지율 하락
현지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많은 유명인사와 정치인들이 더 나은 미국을 향한 연대를 보여줬다"면서 "이번 시위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었을 때를 떠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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