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하나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 수석부총재, 조셉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석좌 교수 등 해외 연사들은 녹화와... |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하나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장기 불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각 국이 전례 없는 유동성과 재정 정책으로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있고, 구글과 아마존 등 테크 기업들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그는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이 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대공황 상황에서는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며 "현재 미국에서는 시장에서 자금 조달도 쉽고, 금융기관도 굉장히 견고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증시가 훨씬 빨리 정상으로 되돌아 왔는데, 이는 경기 불황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루벤스타인 회장은 산업과 기업, 일자리, 소득 측면에서 불평등 심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그는 "IT 기업과 보건·의료 등은 수혜를 보겠지만 요식업 등은 사업을 재개할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코로나는 중소기업에게도 좋은 소식이 아니고, 이전과 같은 소득을 누리지 못하는 노동자 역시 코로나 분화구(Corona Crater) 속에 빨려들어 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경기 반등'과 '경기 회복'을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경계론도 제기됐다.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 수석부총재는 "2차 유행이 없다는 전제하에 아시아와 일부 유럽 국가는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향후 기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회복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라인하트 수석부총재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경기 회복까지 6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업 활동이 고용률 회복, 경제 지표 호조로 연결될 것이라 예측할 수 있겠지만 이것을 완전히 회복이라고 볼 것인지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은 5년이 지난 뒤에야 그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었고, 유럽은 이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최악은 지났다는 긍정 심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상당기간 세계경제는 부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라인하트 수석부총재는 공공부채와 가계부채를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꼽았다. 그는 "S&P와 피치, 무디스가 경기 전망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하향조정하고 있는데 이는 재무 주체의 건전성 때문"이라며 "미국만 해도 사상 최대 정부부채를 기록하고 있는 등 각 국의 정부 재정이 심각한 상황이고, 가계의 재무 건전성도 대단히 취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00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에드먼드 팰프스 컬럼비아대 석좌 교수 역시 공공부채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그는 "공공부채 증가는 저축과 투자 위축으로 연결된다"며 "아울러 공공부채가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면 막대한 부채로 정부가 다른 문제로 소홀할 수 있는데, 기후 변화 문제에 소홀하거나 사회 복지 축소로 이어질 수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탈세계화 가속과 국제 공조의 부재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셉 스티글리츠 컬림비아대 석좌 교수는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에서 방역이 제대로 되야 하고,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각국에서 회복세가 전제 돼야 한다"며 "미중 갈등 등 국가간 갈등이 있지만 구명 보트에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탄 상황이라 하더라도 지금은 함께 노를 저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설계를 주문하기도 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우리가 만들어온 경제는 예비 타이어 없는 자동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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