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77)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현지시간)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우리가 단결하면 미국이 처한 어둠의 계절을 극복할 수 있다"며 "나는 어둠의 편이 아니라 빛의 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어둠'으로, 자신을 '빛'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생중계를 통해 25분간 진행한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입에 올리지 않은채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4년을 더 주면 지난 4년과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남 탓만 하며 증오와 분열을 부채질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당선되면 전국적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즉각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또 공화당의 이념 공세를 의식한 듯 "지금은 당파주의의 순간이 아니라 미국의 순간"이라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또 50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재차 공약하면서 자신이 경제 살리기에도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이날 바이든 전 부통령 연설 전에도 민주당은 참전용사들과 군 출신 정치인들을 찬조 연설자로 내세워 보수층 표심에 다가서려는 전략을 폈다.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연설에서 구조적 인종주의의 청산을 강조하면서 3년 전 버지니아주 샬럿츠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 시위를 트럼프 대통령이 두둔했을 때 자신이 출마를 결심했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희망이 두려움보다 강력하고 빛은 어둠보다 강하다"며 "역사가 오늘밤을 암흑의 장을 끝낸 순간으로 기록하게 하자"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연설이 끝난 직후 델라웨어주 행사장 인근에선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은 47년간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다"며 "말 뿐이지 그는 변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공화당은 오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나흘간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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