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와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 앤드 컴퍼니(이하 티파니)의 초대형 인수합병이 무산 위기 속에 법정 공방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티파니는 현지시간으로 오늘(9일)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루이비통 측을 상대로 인수계약을 이행하거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티파니는 루이비통 측이 티파니에 인수합병 완료 시까지 주주들에게 배당금 지급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인수계약서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티파니는 루이비통 측이 유럽연합(EU), 대만, 일본 등에 기업결합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늑장을 부렸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루이비통 측은 성명을 통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티파니 인수를 내년 1월 6일 이후로 미루라는 요청을 받았고 "현재로서는 (티파니) 인수를 완료할 수 없다"고 인수계획 포기 의사를 밝혔습니다.
루이비통 측과 티파니는 올해 11월 24일까지 인수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이 루이비통 측에 보낸 서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위협이 프랑스 상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인수를 연기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루이비통 측이 인수를 포기하기로 한 실제 이유가 따로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명품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루이비통 측이 티파니 인수에 과도한 대금을 치르게 됐기 때문에 인수를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루이비통 측은 지난해 11월 티파니를 160억달러(약 19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난 2∼7월 6개월 동안 티파니의 수익은 작년 동기(20억5천만달러)보다 약 36.6% 줄어든 13억달러(약 1조5천41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또 티파니는 지난해 2억6천200만달러(약 1조5천410억원)의 순수익을 냈으나 올해에는 3천300만달러(약 391억원)의 순손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루이비통과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해 11월 25일 133.25달러(약 15만8천원)를 기록했던 티파니의 주가는 루이비통 측이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기 전인 전날까지 121.81달러(약 14만4천원)로 약 8.6% 떨어졌습니다.
이날 티파니의 주가는 전날보다 6.44% 하락한 113.96달러(약 13만5천원)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회장이 티파니 인수를 포기할 명분을 찾기 위해 프랑스 외무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루이비통 측은 프랑스 외무부에 어떠한 형태의 압력도 가한 적 없다면서 인수 추진을 중단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협력했다는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