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스페인 살라망카 군 부대에 방문해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논의하고 있는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국방부 장관 [사진 제공 = 스페인 총리실] |
스페인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6월 방역 제한을 완화한 이후 7월 들어 1000명을 넘어섰고 8월 들어 5000명을 넘어서는 식으로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21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이사벨 디아즈 아유소 마드리드 주지사는 코로나19 긴급 방역 조치에 합의하고 군인 2만 여명과 지역 경찰을 동원해 37개 구역 지역 주민 총 85만 8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동 제한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이동 제한 구역 내에서는 등교·출근·육아 관련 필수 업무를 제외한 모든 이동이 금지되고, 6명이 넘는 모임도 금지된다. 공원은 폐쇄되고 가게와 식당은 수용 가능 인원의 50%까지만 손님을 들일 수 있게 된다. 술집은 밤 10시 이후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또 정부는 23일부로 지침을 위반하는 사람들에 대해 최소 600~최대 60만 유로(약 82만~8억 2300만원)상당의 벌금 매기기에 들어갔다.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 코로나19 최악사태를 맞았던 지난 3~4월처럼 마드리드 소재 대형 전시장 이페마를 대규모 환자 수용실로, 스케이트장 '얼음궁전'도 다시 시신 보관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이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통제 불가능 상황"이라면서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 오스트리아 같은 이웃 국가들까지 덩달아 감염이 늘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수준에 따라 각 지역별로 당국이 식당·술집 폐쇄를 명령할 수 있는 조치를 발표했다. 24일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6096건으로 사상 최다치를 내는 등 상황이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는 탓이다. 프랑스 누적 확진자 수는 총 53만 6287명으로 스페인(총 70만 4209) 다음으로 유럽에서 피해가 가장 크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하루 전날인 23일, 코로나19 위험등급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눠 지역 정부별 대응 기준을 제시했다. 보건부는 '경보'(50명 이상~150명 미만)·'높은 수준의 경보'(150명 이상~250명 미만이고 고령 확진자 50명 이상~100명 미만)·'최고 수준 경보'(250명 이상이고 고령 환자가 100명 이상)·보건 비상사태(중환자실 병상 60% 이상이 코로나19 환자인 경우)'로 구분했다.
이날 기준으로 수도 파리와 리옹, 릴, 몽펠리에, 보르도, 그르노블, 렌, 루앙, 생에티엔, 툴루즈, 니스 등 11곳이 '높은 수준의 경보'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술집을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고, 공공장소에서는 10명 넘는 모임이 금지된다. 모여서는 안 된다. 대형 행사도 1000명 이하로만 가능하다. '최고 경보'에 해당하는 곳은 마르세유와 프랑스령 과들루츠다. 이런 경우 술집과 식당을 폐쇄해야 하고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보건 규제가 의무화된다.
다만 프랑스나 스페인 정부 모두 중앙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보건 규제를 내놓기보다는 지역 정부에 대응을 맡기고 있다.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규제에 대한 시민 반발과 이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탓이다.
한편 24일 영국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634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넘은 가운데 병실 부족 사태를 맞았다. 영국은 특히 유럽 내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 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이날 유럽연합(EU) 행정부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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