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TF 투자자들이 올해 미 증시 대표 지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을 추종하는 펀드에서 돈을 빼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 추종 ETF 투자를 늘린 것으로 타나났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투자회사 인베스코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를 인용해 2019년까지 6년 동안 유럽 투자자들이 총 910억달러를 미 증시에 투자했는데, 이 중 59%가 S&P500을 추종하는 ETF에 유입됐다고 전했다. S&P500 지수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대표 대기업 500개사로 구성된 지수다.
하지만 올해부터 유럽 투자자들은 S&P500 추종 ETF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올해 11월까지 S&P500 추종 ETF에서 78억달러의 유럽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다른 미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는 170억달러 자금이 신규 투입됐다.
FT의 데이터 협력업체 트랙킹사이트에 따르면 이번달 21일 기준으로 올해 나스닥100 추종 펀드에 28억달러 가량의 유럽 자금이 투입됐다. S&P500 추종 ETF 투자금은 13.4 % 상승한 반면, 나스닥100 추종 ETF 투자금은 무려 43%나 늘어났다. 나스닥100 지수는 나스닥에 상장된 종목 중 금융주를 제외하고 유동성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펀드조사업체 ETFG의 데보라 퍼 창립자는 "나스닥100 추종 ETF들에 신규 자금이 크게 유입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기술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발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기대로 친환경 ETF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어났다. 미국 MSCI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74억달러의 유럽 자금이 신규 투자됐는데 이 중 21억달러가 미국 SRI 선별 화석연료 저감 인덱스(SRI Select Reduced Fossil Fuel Index)
인베스코에서 ETF 투자를 이끌고 있는 게리 벅스톤은 바이든 당선 이후 투자자들이 광범위한 S&P500 추종 ETF에서 벗어나 기술주, 환경주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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