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가 '마약왕의 하마' 처리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개체수가 수십 배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지역 환경당국인 'CORNARE'는 지난 8일(현지시간) "마그달레나강 하마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환경부와 머리를 맞댔다"며 "하마의 거세를 위한 화학제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주재 대사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 하마가 콜롬비아로 온 것은 1980년대다.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사유지인 '아시엔다 나폴레스'에 개인 동물을 만들고 그곳에 코끼리, 하마, 기린 등의 동물을 들여올 때 함께 온 것이다.
1993년 그가 사망한 후 다른 동물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거나 죽었지만 암컷 3마리와 수컷 1마리는 그곳에 남겨졌다.
공교롭게도 마그달레나강은 하마에게는 최적의 장소였다. 먹잇감도 풍부한데다 천적조차 없다.
결국 하마들은 빠르게 번식해갔고 현재 약 80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환경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남미 야생에서 하마를 볼 수가 없어 이 지역의 관광상품이 됐지만 생태계도 파괴하고 있어 악영향도 만만치 않다.
사람을 공격해 중상을 입히고 가축 피해를 주는 것도 환경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콜롬비아 연구진은 지난달 국제 학술지 '생물보존'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추세라면 2034년에는 하마가 1400마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살처분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하마는 멸종위기 종이기 때문이다. 중성화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수t에 나가는 거구
결국 당국은 대안으로 화학적 거세를 추진하기로 하고 돼지 등에 사용하는 미국산 화확제품 확보에 나서는 중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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