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실수가 나왔을 때 '폴트(fault)!'라고 선심이 외치는 것은 테니스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폴트!' 대신 '기아자동차!'(호주오픈 스폰서)라는 외침이 들린다면 어떨까요?
실제 추진되는 변화입니다.
오늘(14일) 호주 멜버른에서 7일째 일정을 소화하는 2021시즌 호주오픈은 역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호크아이가 판정에 가장 깊숙이 관여하는 대회입니다.
보통의 테니스 대회에는 체어 엄파이어 외에 선심이 공의 아웃 여부를 판정합니다.
그러나 이번 호주오픈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체어 엄파이어만 코트 위에서 판정에 관여합니다.
공이 라인을 벗어났는지 여부를 가리는 등의 기존 선심의 업무는 모두 기계가 맡습니다.
축구를 포함해 가장 널리 쓰이는 스포츠 판독 기술인 호크아이 카메라가 공의 라인아웃 여부를 판정하고, 이에 따라 미리 녹음된 음성이 '폴트'나 '아웃(out)' 등을 외치는 식입니다.
이 음성은 해상구조대원 등 8명의 '호주 영웅'들이 녹음해 현지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ESPN 등에 따르면 호크아이사는 앞으로 다른 대회에서 이 목소리를 '스폰서의 목소리'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코트 하나에 호크아이를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6만여 달러(약 6천600만 원) 정도입니다.
프로 투어 테니스 대회를 치르려면 적게는 12개에서 많게는 18개의 코트를 동시에 사용해야 해 호크아이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이 큽니다.
그러나 공이 라인을 벗어날 때마다 '아웃!'을 외치는 대신, '기아!'나 '랄프 로렌!'을 외치는 식으로 바꾼다면 스폰서 회사는 기꺼이 더 많은 돈을 낼 것이고, 대회 주최 측은 호크아이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호크아이사의 판단입니다.
호크아이사는 "메이저 대회 등 큰 대회에서는 도입되기 어렵겠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대회에서는 '스폰서 목소리'가 실제 사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습
한편, 호크아이가 선심을 대체한 데 대해 테니스인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ESPN은 전했습니다.
현역 시절 악동으로 이름을 날렸으며 판정에 과도하게 항의한 적이 많았던 존 매켄로(미국)는 이번 대회 중계 해설을 하다가 "과거에 호크아이가 있었다면 난 덜 항의했을 것이며, 더 많이 이겼을 것"이라고 농담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