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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0월 07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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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푸대접을 받던 건설 및 해운사 회사채에 기관들이 지갑을 여는 모습이다. 최근 기준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익률 부진에 허덕이는 기관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이들 업종 회사채 투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라 대림산업 등 중견 건설사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들어 회사채 시장에서는 주로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만 간간히 회사채를 발행해 왔다. 최근에는 중견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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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이유는 최근 이들 기업에 대한 기관들 시각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양 사태 영향으로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들은 상반기까지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 회사채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 신용 리스크(위험)이 완화된 데다, 지난 8월 금리가 2.25%로 한 차례 낮아진 이후 최근 추가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기관들 투자 나침반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처인 건설채 쪽을 향하는 양상이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실 관계자는 "최근 은행 예금금리가 1%대까지 떨어졌는데, 건설사와 해운사 회사채는 연 3~5% 금리까지 나온다"며 "수익률에 허덕이는 기관들이 위험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건설(A급)이 지난달 2년물(500억원)과 3년물(800억원)으로 나눠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은 흥행 기록을 세웠다. 발행 예정금액 수준인 1300억원이 청약에 들어왔다. 특히 3년물은 100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면서 인기를 끌었다. SK건설은 3년물 발행액을 200억원 늘려 총 1500억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기관이 몰린 것은 금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SK건설 3년물 금리는 연 5.2%로, 같은 신용등급 평균 금리(3.37%)에 비해 2%포인트 가량 높다.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진행한 2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도 기관들로 북적였다. 16개 기관투자자가 5500억원을 들고 수요예측에 참여해 청약을 신청했다.
기관들은 건설사 뿐만 아니라 해운 항공 등 그동안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던 기업들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수익률이 높은 비우량 회사채 투자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기업들은 물론 회사채 발행을 중개하는 증권사들도 바빠졌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인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을 시도한다. 아시아나항공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1년 6개월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회사채 발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그동안 단기 기업어음(CP)이나 자산(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최근 BBB급 회사채에 대한 기관들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등 발행시장 분위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회사채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사모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았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30일 1100억원 규모 자금을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모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로, 연 금리는 8.250%다. 일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이 물량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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