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 호가가 치솟고 부산에서 올해 최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오는 등 주택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전세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찾는 데다 유동성도 제한적이어서 '착시 효과'를 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급부상했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상승했다. 강남권이 개포 재건축 기대감에 0.04% 오른 덕이다. 다만 다른 지역 매매가 하락으로 상쇄돼 전국 아파트값은 보합을 기록했다. 대전과 울산 등 지역별 차별화도 두드러진다.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와 비교해 아파트 매매가도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월 분양된 51개 사업장 2만2862가구 가운데 17개 사업장 3114가구가 순위 내에 청약을 마감하지 못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인데 일부 단지의 과열 현상만 보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1분기 미분양 주택 통계와 함께 초기 계약률에 주목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기마다 조사하는 초기 계약률은 분양 후 6개월까지의 계약률을 말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방은 여전히 투기 세력이 살아 있어 단순 청약 경쟁률보다는 실제 계약률을 확인해야 부동산 시장에 대한 확신이 생길 것"이라며 "연초만 해도 확실한 단지만 분양하고 총선 이후로 미룬 곳들이 많아 2분기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초기 계약률은 2분기 92.2%로 정점에 도달한 뒤 4분기 87.1%로 내려갔다. 지난해 말 기
준 서울이 98.8%로 가장 높은 반면 충남 70.1%, 전북 78.7%, 전남 77%로 낮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지난해 시장을 이끌었던 유동성과 전세 급등이란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5월부터 지방 주택담보대출 규제까지 가세하면 시황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