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에 ‘이란판 커먼그라운드’가 건설된다. 커먼그라운드는 건국대학교 근처에 조성된 컨테이너 박스를 이어 붙이거나 쌓아서 만든 건축물이다. 컨테이너를 이용한 만큼 건설기간이 짧고 건축비도 대폭 줄일 수 있어 획기적인 건축 방식으로 꼽힌다.
요즘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근처에 가면 20~30대 젊은층과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파란색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살펴보면 화물용 컨테이너로 만들어졌다. 이곳이 개장 2년째를 맞은 ‘커먼그라운드’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건물은 40피트 컨테이너 200개를 쌓고 붙이고 쪼개서 탄생했다. 커먼그라운드는 2년만에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상태다.
청와대와 정부가 지난 5월 초 박근혜 대통령 이란 방문을 계기로 테헤란에 만들기로 한 문화·비즈니스 복합공간인 ‘K-타워’를 커먼그라운드처럼 컨테이너 박스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커먼그라운드를 K-타워 벤치마킹 대상으로 지목했다”며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하면 공사기간은 절반으로 단축되고 건축비도 20~30%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개동·연면적 5130㎡ 규모인 커먼그라운드는 컨테이너를 활용하는 모듈러공법으로 착공에서 준공까지 6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쇼핑몰로는 세계 최대 규모지만 일반 건축물보다 반 년 이상 공기를 단축했다. 커먼그라운드를 기획하고 운영 중인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컨테이너 건축물의 가장 큰 장점은 빨리 만들 수 있고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K-타워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커먼그라운드는 컨테이너 건물에 대한 편견을 깨고 2년 만에 지역 명소가 됐다”며 “테헤란 시내에 제2의 커먼그라운드를 만들어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국 제품을 판매하면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타워 착공까지 남은 과제는 땅이다. LH 관계자는 “테헤란 시내에 토지만 확보하면 프로젝트는 7부 능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땅을 빌려주면 가장 좋지만 아직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나 LH가 직접 토지까지 매입해야 할 경우 사업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땅 문제 역시 커먼그라운드를 참고하면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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