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개월째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앞서 한은은 2014년 8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5개월 만인 2015년 3월 금리를 사상 처음 1%대인 1.75%로 떨어뜨렸다. 이후 같은해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감염 사태가 터져 또다시 금리를 1.50%로 인하했고 지난해 6월에도 다시 0.25%포인트 내려 현재의 1.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의 결정은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대, 취약 산업 구조조정 이슈 등 금리인하 요인이 있음에도 줄지 않고 있는 가계부채,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남은 1%는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이번 금통위는 기준금리 향방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전망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더 관심이다. 현재 성장률 조정여부를 놓고 시장은 한은이 성장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성장률을 유지할거라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지난 10월 발표했던 2.8%보다 0.3%포인트 낮춘 2.5%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한다면 이는 지난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한은은 2014년 4월에 발표한 전망에서 그해 성장률 전망을 4.0%로 수정 발표하며 3개월 전 전망치였던 3.8%보다 0.2%포인트 올렸다.
국내 경기를 보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성장률 상향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3월 수출은 489억 달러로 작년 같은 해보다 13.7% 증가하면서 다섯 달째 늘었다. 수출액은 2014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2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3.2% 증가한 데 이어 3월 백화점 매출액(1.7%), 카드 국내승인액(13.7%) 등이 호전되는 등 소비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보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진정돼 위축됐던 소비심리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정부 역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내놨다. 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서 "5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해 생산·투자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부진했던 소비도 반등했다"고 진단했다.
해외 투자은행(IB)이나 국내 연구소 또한 성장률 전망을 소폭 올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지난달 말 2.5%로 올렸다. 해외 IB들도 2.4%(10개 IB 평균)에서 2.5%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반면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나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불확실성이 산재하고 있어 한은이 성장률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은의 전망 경로와 1분기 경기 흐름은 대체로 부합하고 있으며 리스크 요인으로 제기된 보호무역주의 등은 실현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산재하고 있다"며 "한은이 1월 전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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