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 |
윤관 BRV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44)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BRV가 단순한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벗어나 신사업 분야 경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란 비전을 밝혔다. BRV캐피털매니지먼트는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운용사(PEF)인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와 함께 신세계그룹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신설법인 '쓱닷컴'에 1조원 투자를 단행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신세계 쓱닷컴 투자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신사업에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최근 SK바이오팜이 신약 판권을 매각한 스위스 아벨테라퓨틱스에 리드 투자사로서 500억원을 투자했다"며 "단순 투자뿐 아니라 사외이사 임명권을 각각 보유한 SK바이오팜과 함께 경영 참여를 통해 유럽시장 개척을 지원한다"고 처음 밝혔다. 아벨테라퓨틱스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를 유럽 내 상업화하는 등 다양한 신사업을 펼칠 때 BRV와 SK바이오팜이 협업한다는 뜻이다.
쓱닷컴 투자의 핵심 역시 '공동경영'을 통한 조력자로서의 '차별화된 가치 창출'이다. 그는 "어피너티와 함께 쓱닷컴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지난 20년간 쌓아온 기술투자 역량을 토대로 기술과 사업영역의 혁신이 필요한 부분에 저희가 투자하는 동시에 적시·적소에 필요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성장 로드맵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FI가 지분투자에 나서는 경우 CFO 혹은 감사인을 선임하지만 CTO 선임권까지 위임받은 것은 '외부 DNA'를 이식해 본격적인 공동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그는 또 "BRV는 페이팔 투자를 시작으로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글로벌 인력 네트워크와 개발 경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조성 중인 1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성장 펀드를 통해 향후 국내 다양한 산업 분야의 리더들과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함께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활발한 투자유치가 이뤄지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전반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신세계, 쿠팡, 롯데 등이 경쟁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미국의 아마존과 같이 승자 독식 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 아래 대규모 투자유치·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는 단순 시장점유율 확대보다는 식품사업의 특성을 이용해 시장에 독자적인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 |
식품산업과 물류 분야에서 신세계그룹이 축적한 노하우를 식품 이커머스 분야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이마트·신세계그룹이 지난 30년 이상 동안 축적해온 식품 분야 상품기획(MD) 인력 및 소싱 네트워크 노하우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쟁자가 없는 수준"이라며 "식품 상품의 질과 생산성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의 다양한 농수산품·가공음식 전문 브랜드를 키워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온라인 리테일 시장이 2023년 200조원 가까이 성장하고 그중 음식 관련 시장은 3분의 1 정도인 60조~70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쓱닷컴과 함께 내수 식품시장의 클라우드 체계를 만들고 협력업체들과 함께 생태계를 만드는 동시에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Meal Kit) 등 신규 시장도 새롭게 정립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국내에서 이 같은 생태계 모델을 검증받은 뒤 해외 시장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윤 대표는 "최종적으로 미국이나 일본 등 막대한 구매력을 지닌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도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에 한번 진출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에 신세계그룹과도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진행된 신세계그룹의 해외 식품사업 인수·합병(M&A) 투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미국 유통업체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한 바 있다.
BRV캐피털매니지먼트의 모회사인 블루런벤처스는 노키아그룹이 설립한 벤처캐피털(VC) '노키아벤처파트너스'에서 2005년 독립하며 탄생했다. 블루런벤처스는 테슬라, 유튜브, 링크트인 등 페이팔 매각 자금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한 인사들을 뜻하는 '페이팔 마피아'를 키워낸 곳으로도 유명하다. 1998년 설립된 BRV캐피털매니지먼트는 이듬해 전자결제 플랫폼 페이팔에 첫 번째 기관투자가로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현재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누적 기준 3조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대성산업가스와 전기차 배터리 소재 회사인 에코프로GEM, 부동산 정보 업체 직방 등에 투자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위인 윤 대표는 블루런벤처스의 공동 창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