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2월 도입한 스팩 제도를 통해 약 1조9000억원의 공모 자금이 모였다. 상장사 한 곳당 평균 약 110억의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올해 상장 스팩의 수는 총 30개로 2015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 유망한 비상장기업의 신속한 자금 조달을 위해 처음 시장에 등장한 스팩은 다른 기업을 합병하는 것이 유일한 사업목적이다. 3년 대상 기업과 합병하면 직접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합병 실패 시에는 곧바로 상장폐지된다.
원활한 자금 조달외에도 주가 상승 면에서도 스팩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가 합병 상장에 성공한 74개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을 계산한 결과 상장 이후 3개월 간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39.1%에 달했다.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56개사, 하락한 기업은 18개사였다.
거래소는 "스팩은 비상장기업에 신속한 상장과 자금조달 수단을 제공하고 투자자에게는 성장기업에 대한 저위험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합병에 실패해도 상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치된 투자자금과 이자를 반환받을 수 있어 위험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3년 선데이토즈가 스팩합병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팩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매년 20개사 이상의 스팩이 꾸준히 신규 상장하면서 미국, 캐나다에 이어 아시아권에서는 국내가 독보적이다. 실제 합병 성공률(2010년~2016년 기준)은 67.3%로 미국(69.3%)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팩은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유럽 등에서 활발한 반면 아시아권 국가들에서는 낮은 수준"이라며 "코스닥시장은 미국에 이어 2위권의 상장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스팩이 활성화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100억원 내외의 중소형 규모 스팩이 활성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중형 증권사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KB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순으로 스팩 IPO 주관을 많이 설립했다.
![]() |
거래소 측은 "앞으로도 스팩제도 활성화 노력을 통해 스팩이 우량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창구로서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개선·보완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