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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BBMA는 전 세계 대다수 가수에게 꿈의 무대로 여겨진다. 초대만 받아도 뉴스가 될 만큼 한국 아티스트들에게 멀기만 했던 BBMA에서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를 겨냥해 컴백 무대를 선보이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이게 정말 실화냐' 싶은 기록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이들이 최근 발매한 일본 세 번째 정규 앨범 '페이스 유어셀프(Face Yourself)'는 지난달 10일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43위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BTS 현상을 두고 방탄소년단이 이미 K팝의 범주를 벗어났다는 이야기를 한다. 보이그룹의 정의를 새로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S(강점) W(약점) A(기획사) G(목표)를 분석해봤다.
S(강점) : 신비감 벗은 아이돌, TV에서 스마트폰으로 내려오다
방탄소년단은 명성에 비해 국내 디지털 음원 순위가 낮은 편이다. 지니뮤직 차트에서 'DNA' '피 땀 눈물' '불타오르네' 등 세 곡의 방탄소년단 노래는 일간 1위를 기록한 날이 없다. 이름을 알 만한 아이돌 그룹들이 일간 1위 장기 집권 노래를 다수 가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언뜻 모순되게 느껴지는 이 자료에는 방탄소년단의 성장 역사가 반영돼 있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중소형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출신으로서 기존 보이그룹 성공 공식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커왔다. 10·20대에 공감받을 이야기를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나간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연습 과정을 담은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다소 신비감이 있었던 여타 보이그룹과 달리 친구 같은 아이돌이 된 비결이다.
현재까지 유튜브 조회 수 3억뷰를 넘은 뮤직비디오만 세 편을 보유 중인데 이는 K팝 그룹 최고 기록으로, 글로벌 팬덤이 없었다면 달성 불가능한 수치다.
W(약점) : BTS팝 1인자의 숙명 '왕관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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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대신 BTS팝으로까지 불리는 현재 상황이 이 팀에 큰 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리더 RM은 지난해 기존 활동명 랩몬스터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면서 "미국 등 많은 곳에서 랩몬스터라는 이름을 이야기했을 때 투머치(too much·과도한)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부담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반야 SBS 라디오 작가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일은 어렵다"며 "현재 이미지를 유지하고 좋은 곡을 계속 쓰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즐기며 놀듯 만들어온 이들 이미지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앞에서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다.
A(기획사) : 시총 1조원 엔터사 탄생 예고, 미래 전략은 불투명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을 타고 엔터 업계 지도를 재편하는 중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SM, YG, JYP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3강보다 많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향후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1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넷마블게임즈가 빅히트의 지분 25.7%를 2014억원에 샀다는 건 회사의 시장 가치가 약 7800억원이라는 의미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충분히 1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기존 엔터 강자들이 빅히트를 부러워만 하는 건 아니다. 방탄소년단 한 팀에 거의 올인 중인 빅히트와 달리 이들은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착실하게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효리네민박2' '키스먼저할까요' 등 화제성 높은 예능과 드라마를 자회사 SM C&C를 통해 선보였으며 YG엔터테인먼트 역시 자체 프로그램 제작 능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만약 이들 대형 기획사가 스스로 만든 프로그램에 소속 아티스트를 출연시키는 수직계열화 시스템 구축에 성공한다면 방탄소년단은 상대적으로 소속사로부터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넷마블과의 파트너십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된다. BTS게임 탄생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G(목표) : 놀며 즐기듯 성장해온 DNA 고수
K팝의 대표주자로서 받는 국내외
정병욱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성장해온) 그룹의 특성상, 약점은 특별한 수단을 통해 개선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강점을 통해 계속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