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이나 언덕길에 속도를 줄이라고 만든 것이 과속방지턱이죠.
그런데, 이 방지턱을 앞두고 속도를 줄이지 못해 뇌진탕을 입는 사고도 있다고 합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자전거가 비틀거리며 쓰러지고, 오토바이는 튕겨져나갑니다.
과속방지턱을 미처 보지 못한 운전자가 그대로 방지턱을 지나며 사고가 나는 모습입니다.
비슷한 사고가 자주 있는 서울 강남의 한 골목.
▶ 인터뷰 : 황혜훈 / 인근 주민
- "해가 넘어갈 때쯤이면 잘 안 보이고 그러니까, 방지턱에 박고 차 밑이 (땅에) 닿아서 저녁에 불꽃이 막 튀고…."
밤에 보이도록 형광 물질이 들어간 페인트로 칠했지만, 거의 벗겨진 상태라 운전자들이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해 사고가 나는 겁니다.
기계로 측정해본 반사값은 밤에 보일 수 있는 최소 수준에도 못 미쳤습니다.
▶ 스탠딩 : 주진희 / 기자
- "지금 도색이 벗겨진 상태라 수치가 낮게 나온 상태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 장마철로, 땅이 젖게 되면 수치는 더욱 낮아진다는 겁니다."
심지어 높이도 기준치보다 높아, 한번 사고가 나면 크게 날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
실제 실험을 해보니, 차량은 부서지고 탑승자는 몸을 가누지 못해 머리를 크게 부딪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신국범 / 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 팀장
- "처음 시공을 할 때 지자체에서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고 교통안내 표지기 곤란한 경우에는 노면 표시라도…."
서울 시내 98%의 과속방지턱이 도색이 벗겨지거나 깨진 상황.
안전을 위해 만든 것이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흉기가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