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드웨어가 강한 회사이지만 그렇다고 소프트웨어를 못 하는 회사는 아니다. 전세계 내노라하는 개발자들에게 삼성의 자랑스러운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고 싶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7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6’ 기조연설자로 나서 ‘소프트웨어 삼성’을 선언했다.
개발자와 파트너, 애널리스트 등 4000여명이 참석한 올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모바일, 스마트TV, 가상현실(VR), 삼성페이 등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소개했다. 2013년에 시작해 올해로 3번째 열리는 컨퍼런스는 지난해 가을에서 봄으로 개최 시기를 조정하면서 한 해를 건너뛰었다.
삼성 행사는 주요 글로벌 IT 기업의 개발자 대회 중에서 가장 앞선다. 애플의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는 6월, 구글의 ‘구글 I/O 개발자회의’는 5월에 진행된다. 인텔 개발자 대회인 ‘인텔 개발자 포럼(IDF)’은 8월이다. 경쟁사들의 안방인 샌프란시스코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경쟁사들보다 시기를 앞당긴 것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에 대한 삼성의 자부심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고동진 사장은 “전에는 보여줄 것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다르다”며 “개발자들이 삼성 소프트웨어에 대해 관심 갖는 분야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의 주제는 ‘당신이 보는 모든 곳에서 미래를 연결하라(connecting the future everywhere you look)’다. 2020년이 되면 21억 개의 사물이 서로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인터넷 사용 인구보다 많은 숫자다. 주변에 있는 웬만한 사물은 모두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고 사장은 “개발자들과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제품 개발에 꼼꼼히 반영해 갤럭시S7을 만들었다”며 “지난달 시장에 출시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정말 뜨겁다”고 개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게임에서 그래픽 성능을 최대화시키는 벌칸API를 갤럭시S7이 지원하는 것이나, 갤럭시S5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방수 기능을 다시 집어넣은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 사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 대해 달라진 삼성전자의 문화도 소개했다. 삼성의 보안 소프트웨어인 녹스(KNOX) 개발 당시의 일화를 얘기하며 그는 해당팀에게 단 두가지 일만 했다고 밝혔다. 그들이 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준 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개발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 것이다. 조기성과에 집착했다면 녹스의 탄생은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게되면 삼성페이의 개발도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가 된다.
고동진 사장은 “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아니지만 그들의 일을 잘 알고 존중한다”며 “삼성의 문화도 개발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오픈 이노베이션과 협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 이후의 시대에서 소프트웨어가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와 VR, 결제시스템인 삼성페이, 스마트카 솔루션 코넥트 오토, IoT, 보안 솔루션 녹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이를 대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IoT기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는 개방형 데이터 교환 플랫폼 ‘삼성 아틱(ARTIK) 클라우드’를 공개했다. 또 모바일 기기용 보안시스템인 녹스를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타이젠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보급형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기어 S2등의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곳에서 녹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TV용 ‘스마트 허브 SDK’와 스마트TV에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콘텐츠를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는 ‘스마트뷰 SDK’도 공개했다. 아울러 별도의 추가 코딩 없이 타이젠이 아닌 다른 운영체제가 탑재된 스마트 TV에서도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토스트 ‘TOAST’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아
[샌프란시스코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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