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각각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준하는 채권은행 관리체제에 돌입한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28일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조만간 현대중공업 경영진을 만나 수주 급감에 따른 회사 측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들어보고 추가적인 자구안 권고와 그에 연계되는 지원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감이 확 줄어든 상황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의 핵심은 인력 구조조정이라고 보고 회사 측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안다”며 “이런 계획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채권단 차원에서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이는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주재한 제3차 산업·기업 구조조정 협의체에서 두 조선사에 대한 채권단 차원의 선제적 구조조정 지원을 주문한 데 이는 후속 조치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수주 절벽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니즈는 삼성중공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며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모두 회사가 자율협약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갈 만큼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업황 회복을 앞두고 체질개선을 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말 기준 하나은행의 외화일반대출 4조559억원 등 차입금과 사채를 포함해 모두 18조7083억원의 차입금을 갖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산업은행의 시설자금대출 6000억원 등 총 차입금이 5조333억원에 달한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조선관련 계열사 기존 임원의 약 25%를 감축하는 등 비상경영에 나섰다. 이날 인사에서 60여명의 임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임원 선임은 한 명도 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에는 220여명이 임원이 있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포함시 조선 계열사에는 총 260여명의 임원이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악의 일감 부족현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임원부터 대폭 감축해 회사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박용범 기자 / 노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