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책은 무릎 꿇기?…벌레 나와도 보상 규정 없어

【 앵커멘트 】
먹던 식품에서 하루살이나 벌레가 발견되면, 소비자는 해당 회사에 거세게 항의를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현행법에는 보상 규정이 없어, 식품회사와 소비자 간의 분쟁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습니다.
강호형 기자입니다.


【 기자 】
라면 사이에 검게 탄 듯한 물체가 있습니다.

지난달 말 라면을 끓여 먹으려던 이상용 씨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 인터뷰 : 이상용 / 부산 엄궁동
- "들어보니까 벌레 머리 같기도 하고, 보니까 못 먹겠죠. 먹겠어요?"

이 씨는 제조사에 연락했는데, 업체 측은 일주일 동안 연락이 없다가 거세게 항의하자 그제야 제품을 교환해주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한사코 보상 개념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삼양식품 소비자만족팀
- "보상이라는 개념은 아니고, 고객님께 사과드리고 늦게 방문한 건 죄송한 일이죠."

왜 업체들은 이런 반응을 보일까.

문제는 현행 소비자 관련법에 교환이나 환불만 규정해 놓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 규정은 없기 때문입니다.

느슨한 법 규정 때문에, 식품회사 담당자는 고객에게 읍소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 인터뷰(☎) : 식품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 "사안에 따라 저희가 무릎 꿇고 사죄를 드리면 용납하는 고객분도 계신 데,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단순히 환불·교환 밖에 안된다는 식으로 말하면 더 기분 나빠하기도 합니다."

벌레와의 전쟁은 식품·유통업계에서는 해묵은 과제지만, 피해를 본 소비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기준 마련은 아직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MBN뉴스 강호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