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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롯데가(家) 형제인 신춘호 농심 회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첫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 제품이다. 1978년 출시된 농심의 장수과자 '바나나킥'을 고스란히 녹여넣은 듯한 특유의 달콤함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바나나킥을 좋아하던 기존의 충성 고객들은 물론, 바나나킥과 우유의 만남에 호기심을 가진 새로운 소비층까지 흡수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푸르밀은 지난 2월 '파일럿 피쉬' 개념으로 대형 할인매장에 공급했던 멸균팩 제품이 좋은 실적을 거두자 지난 1일 보존 기간이 9분의 1로 짧은 우유팩 제품까지 자신있게 선보였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유통망을 편의점까지 확대하면서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출시 이후 약 2주 동안 우유팩 제품의 하루 평균 주문량은 5만여개에 달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도 각종 인증샷과 리뷰 글이 올라오면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푸르밀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신제품은 성공 가능성이 낮지만, 기존의 인기 제품과 연계한 '컬래버레이션'을 하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장기 불황 속에 비용·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협업 시도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식음료 업계가 적극적인 '컬래버레이션'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과거와 달리 같은 식음료 업계 내부에서 거리낌없이 협업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2월 원두커피 제조업체 쟈뎅과 함께 '죠리퐁'을 에스프레소 음료로 재해석한 '죠리퐁 까페라떼'를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죠리퐁과 까페라떼를 이른바 '꿀조합'으로 부르며 섞어 먹는다는 점에 착안해 아예 협업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동원F&B는 지난해 하반기 자사의 인기 발효유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를 웅진식품의 '초록매실'과 컬래버레이션한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초록매실'을 내놨다. 라면에 참치를 넣어 먹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노려 세븐일레븐과 '동원참치라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4월 내놓은 '레쓰비 소보로빵'도 대표적인 컬래버레이션 제품이다. 국민 캔커피로 인지도가 높은 장수제품 '레쓰비'를 활용해 새로운 모카 소보로빵을 만들었다. 빵 반죽, 소보로 가루, 크림 등에 레쓰비 원액을 고루 사용해 특유의 맛을 재현한 것은 물론, 제품 패키지까지 레쓰비 캔 모양을 본따면서 소비자들에게 친숙함을 더했다.
그간 식음료 업계가 패션·팬시업계 등과 협업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같은 소비층을 공유하는 업계 내부에서 서로 브랜드를 빌려주고 함께 신제품을 내놓는 경우는 드물었다. 푸르밀과 농심의 바나나킥 우유 사례가 대표적이다. 오랜 불황과 소비 침체가 낳은 새로운 풍경이다.
식음료 업계가 컬래버레이션에 주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신제품 생산을 위해 대대적으로 설비를 투자하거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하지 않고도 이미 검증받은 수준급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 매력적이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제품 인지도를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미 보유한 충성 고객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데다 브랜드 간 협업 자체가 화제가 되면서 마케팅 효과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불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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