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을 쥔 상태에서 힘을 주면 손가락 마디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난다. 뼈끼리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라고 대부분 생각하지만 아직 이 소리가 왜 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다. 2015년 캐나다 앨버타대 연구진은 손가락에서 나는 소리가 관절이 팽창하는 과정에서 체액으로 가득 찬 공간에 일종의 '거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에 손을 넣은 뒤 우두둑 소리가 나게끔 손가락을 잡아 뺄 때의 순간을 촬영한 뒤 이같은 답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됐다. 그 뒤 많은 사람들은 우두둑 소리의 원인을 '관절 내 거품 생성'으로 이야기했다. 뼈가 떨어지는 순간에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그 사이에 거품이 생성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지난달말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논문은 이를 뒤집었다. 연구진은 손가락 뼈와 뼈 사이에 유체로 가득차 있는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설명하는 방정식을 만들었다. 연구를 이끈 찬드라 수잔 스탠포드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실험으로 얻은 데이터를 뒷받침하기 위해 소리를 만들어내는 수학적 모델을 이용했다"며 "관절이 움직일 때 관절 내에 존재하는 유체와 거품의 움직임을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손가락 관절에 존재하는 거품이 부서지면서 나는 이론적인 소리가 실제 주먹을 쥘 때 나타나는 우두둑 소리와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잔 교수는 "우리 모델과 실험적 데이터가 모두 일치하는 만큼 손에서 나는 우두둑 소리는 거품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가지 가설은 60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1947년에는 캐나다 연구진의 논문처럼 거품이 형성되기 때문이라는 설이 힘을 얻었으며, 1971년부터는 거품이 터지면서 나는 소리라는 이론도 제기됐다.
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 연구결과가 그 동안의 논쟁을 잠재울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다만 다음부터 주먹을 눌러 우두둑 소리를 낼 때는 '거품'을 탓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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