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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이후 한동안 스크린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그가 20년 만에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이하 ‘야관문’)으로 팬들 곁에 돌아왔다.
그는 이번 작품 ‘야관문’에서 20대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시한부 인생을 연기했다. 더불어 50살 가까이 나이차이가 나는 어린 후배 배슬기와 격정적인 감정 연기까지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역시 신성일이다’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젊었을 때는 작품이 많이 들어왔는데 1993년 이후로 연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연기에 대한 갈망은 늘 있었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던 중 ‘야관문’의 시나리오가 눈에 들어왔다. 당시 함께 여섯 작품의 시나리오들이 있었지만 죄다 요양소에서 아들과 갈등을 벌이는 노인, 아파서 죽게 되는 노인 등 극단적인 역할들뿐이었다. 유일하게 ‘야관문’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노인의 이야기였고, 젊은 여자 배우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야관문’은 신성일에게 542번째 출연작이자 507번째 주연작이다. 이제는 이골이 났겠다고 물으니 고개를 저으며 웃어 보인다.
“배슬기 앞에서 티를 낼 수 없어 태연한 척했지만 사실 굉장히 긴장되고 두려웠다. 20년 만의 복귀작이니 말이다. 시사회가 끝난 뒤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 평론가들이 ‘오랜만에 격조 있는 영화가 탄생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나서야 안도했다.”
긴장을 하고 두려웠다고 말하지만 신성일은 이번 작품에서 명품배우 다운 연기를 선보였다. 극적인 연출을 위해 자살연기도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실제로 임했고, 시한부 인생을 앞둔 노인 역할을 위해 체중감량까지 감행해야 했다.
“사실 극중 배역이 암 환자라고 하니 살도 많이 뺐다. 80kg 가까운 근육질 몸매였는데 72.5kg까지 줄였다. 운동을 하지 않고 근육을 뺐다. 그리고 환자니깐 배는 두툼하게 나와야할 것 같아 촬영을 할 때는 줄 곳 배를 내밀고 있었다.”
또 신성일은 첫 주연작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샤워 장면과 배우 유태웅과의 베드신을 소화해낸 배슬기의 고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 예전만큼 깨끗하고 고고한 작품이 없다. 아마 지금 시대에 청순가련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면 아마 사람들이 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노출에 초점을 맞춰 홍보를 하는데, 이 부분이 배슬기에게도 적지않게 스트레스로 다가온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지금 시대에 영화를 찍으려면 이 정도는 감당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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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지금 나이까지 영화를 하는 배우는 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려면 건강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세 끼 밥을 제대로 먹고 애인도 만들면서 살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 젊게 사는 것 같다. 엄앵란도 나같이 늙은 사람과 계속 지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따로 현재 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건제함을 알리고 싶다는 신성일. 배우 신성일으로서 소박한 꿈을 내비치며 마지막으로 내비쳤다.
“드라마에는 이순재 형님이 굳건히 노배로서 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노배우 기근이 심하다. 이에 이 작품을 통해 바라는 게 있다면, 제가 영화배우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보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