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준용 기자] 조스웨던 감독의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개봉 누적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어벤져스2’는 개봉 이후 연일 역대 외화 최단기간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어벤져스2’는 역대 외화 4번째로 천만클럽에 가입했다. ‘어벤져스2’는 어떻게 한국 관객 천만 명을 홀렸을까. 4월 비수기 시즌 개봉돼 독보적인 흥행을 보인 ‘어벤져스2’의 흥행비결과 한국영화계에 던진 화두를 알아봤다.
‘어벤져스2’ 홍보를 맡은 이채현 호호호비치 대표는 MBN스타에 “1년 전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민국이 등장한 만큼 최고의 이슈와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천만이라는 숫자는 천운과 가까운데, 대한민국 관객들의 깊은 협조와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천만 돌파 소감을 전했다.
‘어벤져스2’는 지난해 개봉 전부터 마포대교, 세빛섬, 상암동 DMC 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북단램프, 강남대로, 경기 의왕 계원예술대 인근 도로, 강남 탄천 주차장, 문래동 철강단지 등에서 16일간 이뤄진 한국 로케이션으로 주목 받았다. 특히 ‘어벤져스2’ 출연진은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 애도 분위기에 맞춰 공식행사 없이 비공개로 입국해 화제를 모았다. 짧지만은 않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떤 홍보 전략으로 임했을까.
이채현 대표는 “전작은 어벤져스의 탄생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캐릭터 사이의 갈등과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을 통한 다음 작품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했다. 그래서 홍보 슬로건 역시 ‘어벤져스는 끝났다!’라는 슬로건을 사용했으며, 캐릭터의 딜레마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거대한 장치 중 하나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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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촬영한 만큼 신중하게 진행한 편이며, 특히 배우 내한의 경우 세월호 1주년 이슈가 있었기에, 배우나 스태프 모두 완벽한 안전과 국민적 분위기를 고려해 행사와 홍보를 진행했다. 배우들 역시 충분히 세월호에 대해 인지하고 공감해줬다. 더불어 배우들 역시 대한민국 관객들의 뜨거운 열정과 열기에 감탄 그 이상을 느꼈다. 어려운 점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 신중하게 대처했기에 많은 정보들을 노출할 수 없는 상황들이 섣부른 오해와 추측을 낳긴 했으나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채현 대표는 ‘어벤져스2’의 천만 흥행 원동력에 대해 “오롯이 대한민국의 힘이었다”고 전했다. 그가 밝힌 천만 흥행 원동력은 다음과 같다.
1.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상 최장기간 대한민국 영화 속 등장
‘어벤져스2’는 마블 사상 최고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대한민국 촬영 역시 1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서울과 경기지역 랜드마크인 새빛섬, 상암, 강남역, 마포대교, 청담대교가 전세계에 화려하게 공개됐다. 더불어 이례적으로 한국배우가 영화에 등장, 마블의 요원으로 활약한 점도 이색적이었다.
2. 대한민국의 깊은 협조 및 사랑
지난해 촬영 기간 내내 국민들의 깊은 관심과 협조를 통해 성공리에 촬영이 마무리 됐으며 그런 장면들이 추격신과 액션신으로 등장했다. 내 동네, 내가 사는 곳, 내가 가봤던 곳들이 영화 속에 실제 등장하면서 입소문과 궁금증을 낳았고 관객들의 호기심과 만족을 동시에 충족하면서 관객몰이에 더 힘을 얻었다.
3. 중장년층까지 사랑하는 마블의 슈퍼히어로
대한민국 40대 이상들의 예매가 50%에 육박하면서, 흥행의 원동력에 큰 기여를 했다. 단순히 슈퍼히어로 무비라면 일종의 팬덤이나 20대들에 국한되는 영화로 보여질 수 있으나, 이미 마블 슈퍼 히어로 무비인 ‘아이언맨’ ‘토르’ ‘캡틴아메리카’ ‘어벤져스’를 통해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인기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런 인지도를 구축해나가는 과정 중 40대들 즉 가족 구성원의 엄마, 아빠, 아이까지 극장으로 발길을 옮김으로서 천만으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
4. 거대한 전쟁의 서막
‘어벤져스2’는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와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의 서막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갈등 등을 엿볼 수 있는 묘미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벤져스는 끝났다!’ 라는 마케팅 슬로건을 쓴 전략도 이 시리즈가 새로운 전쟁을 알리는 중간 단계였기에 더 의미적으로 부각했던 면도 있었다.
허남웅 평론가는 ‘어벤져스2’ 천만 돌파에 대해 “마블 영화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제작 관심도가 높은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성공이 담보된 작품인데다 한국 같은 경우는 제작 과정에 있어 참여까지 했기 때문에 기대치가 더욱 올라간 상황인 것. 1년 전부터 관객들에게 화제를 모았기 때문에 흥행은 놀라울 것이 아니다. 게다가 ‘아이언맨’ 같은 경우도 북미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이 한국이었다. ‘어벤져스2’ 역시 그 흐름에 따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벤져스2’는 개봉이후 현재까지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배급사가 돈이 되는 영화를 스크린에 많이 걸려고, 한 영화에 너무 많은 스크린을 몰아줘 다른 영화들의 상생을 져버렸다는 것. 하지만 허남웅 평론가는 “‘어벤져스2’가 워낙 막강하기도 하지만, 한국영화가 주춤한 것도 사실이다. 한국 영화는 최근 전반적으로 약세다. 과거 흥행했던 공식을 좇아가는 경향을 보이며 안일한 기획만 쏟아내고 있다. 가령, 초반에는 코미디 후반에는 신파로 그리거나, 평타를 유지하는 사극을 내놓는다. 성공한 전적이 있던 포맷은 다시 성공하기 어렵다. ‘스물’ 같은 작품이 예외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작품은 규모가 작았으니 논외로 둬도 좋을 듯하다. 현재는 ‘어벤져스2’에 대항할 만한 작품이 없었기에 천만 동원은 따 놓은 당상이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허남웅 평론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마블을 좋아한다기보다는, 그 이전에 가장 손쉽게 즐기는 여가 활동이 ‘영화’다. 그러다보니 과거보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자주 등장하게 됐다. 사람들이 극장에 많이 가는 만큼 대중의 수요를 충족할 만한 콘텐츠가 필요하고, 그런 면에서 ‘어벤져스2’는 적합했다. 한국 영화관의 주요 수요층은 2,30대 여성 관객이다. 마블 작품 속에는 그들의 눈길을 당길만한 멋진 남성들이 등장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블 작품을 하나둘씩 접하게 되는 것. 거기다 ‘어벤져스2’는 슈퍼히어로에 열광하는 남성관객층까지 사로잡은 게 큰 흥행 요소가 됐다. 어린 시절부터 ‘히어로’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남성들은 마블 작품을 자발적으로 찾아보는 것. 그러다보니 마블 작품은 다른 영화들에 비해 큰 파이로 관객 몰이를 시작하게 된다. 한국의 관람 환경이 마블에게 최적화 된 것 역시 흥행에 큰 도움을 준 격”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