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참 길고 험했지만 MBC 월화드라마 ‘화정’이 드디어 50부작을 달려 무사히 막을 내렸다.
지난 29일 방송된 ‘화정’에서는 강인우(한주완 분)가 아버지 강주선(조성하 분)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고 강주선과 김자점(조민기 분) 등이 결국 척결당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인우는 강주선이 쏜 총에 맞아 정명공주(이연희 분)와 홍주원(서강준 분)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강인우는 진정한 친구였던 홍주원과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정명공주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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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화정 방송 캡처 |
강주선과 김자점은 그 동안 사리사욕으로 권세를 부당하게 누려왔다는 명목으로 효종(이민호 분)의 명령에 따라 척결됐다. 그동안 악행에 앞장섰던 소용 조 씨(김민서 분)와 강주선의 아내 윤 씨 부인(강문영 분)도 사약을 받거나 관노가 되는 등 죄에 합당한 벌을 받았다.
정명공주와 홍주원은 효종의 벼슬 하사도 거절한 채 다시 유황청으로 돌아갔다. 정명공주는 효종에게 “저는 오늘 부로 전하의 적이 될 것이다”고 말하며 올바른 정치를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뜻을 남긴 것. 이와 함께 효종에 선물한 글자가 바로 ‘화정’, 빛나는 정치였다. 정명공주가 효종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였다.
결국 ‘화정’은 권선징악의 결과로 정명공주의 한 많고 탈 많은 일대기를 마무리했다. 정명공주의 끝없는 투쟁과 희망은 ‘변할 것 없다’는 비관 아래 사리사욕을 앞장세웠던 간신 무리들과 극명하게 대조되며 진정한 정치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화정’은 지난 4월 방송을 시작하며 50부작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 이를 위해 세 번의 등장인물 교체가 이뤄졌고, 그 ‘3막’을 거치는 동안 많은 배우들이 ‘화정’에 함께 했다. 일단 광해군으로 열연한 차승원은 초반 시청층 유입의 일등공신이었고, 인조로 활약한 김재원은 중반부를 책임졌다. 세대교체의 정점을 이룬 3막에서는 백성현, 이민호, 김희정 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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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화정 방송 캡처 |
긴 여정을 걸어온 만큼 위기도 많았다. 초반 ‘화정’을 이끌던 차승원이 광해군의 유배로 하차를 하자 초반 고정 시청층이 이탈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가장 큰 위기였던 차승원의 하차는 바통터치를 한 김재원의 ‘불꽃 악역’ 연기로 긴장감을 새로이 조성해 큰 폭의 시청률 변화를 겪지 않고 순항할 수 있었다.
초반 최고시청률 10%대를 찍으며 ‘부동’의 동시간대 1위를 지키던 ‘화정’은 중반을 지나면서 정명공주-인조 무리의 싸움이 다소 식상해진 탓과 경쟁작인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의 선전으로 1위를 내어주게 돼 아쉬움을 자아냈다. 젊은 배우들의 투입에도 차승원 출연 때만큼의 인기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조성하, 조민기, 엄효섭 등 중견 배우들의 활약과 인조를 맡은 김재원의 호연은 드라마의 중심 역할을 잘 해냈다. 정명공주로 50회를 완주한 이연희는 연기력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이전보다 성장한 모습으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물론 지나친 역사 왜곡 논란,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 등 문제점도 다수 존재했으며, 극의 주인공인 정명공주가 온전한 중심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MBC에서 간만에 내민 정통 사극이라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