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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구탱이 형’과는 이별인 듯하다. 벌써 하차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1박2일’에서 보여준 친숙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여전히 물씬 풍기던 김주혁이 연이은 악역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악랄하면서도 섹시한, ‘구탱이형’스러운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배우 김주혁의 귀환이다.
김주혁은 오는 5월 9일 신작 ‘석조저택 살인사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고수)과 모든 것이 완벽한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김주혁)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통해 ‘시체 없는 살인’이라는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그는 전작 ‘공조’에 이번에도 강렬하고 오싹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지난 작품에서는 야망에 휩싸인 혁명가적 거친 남성미가 특징이었다면 이번에는 싸이코패스 적인 성향이 강한 한층 소름끼치고 가차 없는 악역을 연기한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주혁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새삼 연기가 너무 재미있는 요즘”이라며 “뭔가 막연하던 연기에 대한 가치관이나 방향성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더 발전을 할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어감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아 더 활발하게 작품에 임하는 중”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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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경성, 화려함과 모던함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해방 후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는 이 부분을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시대극은 그 시대적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써 힘을 발휘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이 미흡했다는 것.
“전반적으로는 탄탄한 원작의 힘과 연출 덕분에 처음에 그렸던 그림대로 잘 완성된 것 같지만, 시대적 배경의 표현이 온전히 되지 못했다는 것과 스스로의 연기에가 조금은 만족스럽지 못해 아쉽다”는 그였다.
영화는 거대한 석조저택에서 두 남자가 마주하고 여섯 발의 총성이 울리면서 시작된다. 경찰은 최초 신고자의 전화를 받고 출동하지만 현장에 남은 건 시체를 태운 흔적과 핏자국, 그리고 잘려나간 손가락뿐이다.
감독은 이 같은 절묘한 미스터리와 독특한 내러티브로 낯설고도 신선한 장르적 재미를 안긴다. 의문의 살인 사건에 숨겨진 각종 속임수로 관객들이 모든 단서들을 의심 하게 만들고, 끈임 없이 어떤 반전을 기대케 한다. 그의 등장과 함께 관객들은 그의 모습을 쫓느라. 그의 정체를 의심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배우 김주혁’의 낯선, 그러나 치명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김주혁은 “이번 작품이 끝나면 또다시 악역이 아닌 생활밀착형 소박한 캐릭터로 변신할 계획”이라며 “특별히 변신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요즘 들어 자꾸 그런 새로운 변화를 거듭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 같다. 연기를 보다 즐기고 사랑하게 된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어 “말로 정확히 표현이 힘들지만 ‘1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