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른바 '인질외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 사례에서도 인질을 구하기 위해 미국이 거물급 인사를 북한에 보냈던 만큼 이번 사태가 북·미 간 대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이 배준호 씨에게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한 것은 전형적인 '인질외교'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009년 3월 북·중 접경지역에서 취재 도중 체포된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은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북한은 이들의 재판 회부 사실을 공개하는 등 끊임없는 '인질 카드'로 미국을 압박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결국 그해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평양에 보내 사태를 해결했습니다.
2010년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된 아이잘론 말론 곰즈 씨도 8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곰즈 씨의 귀환을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북한이 배준호 씨를 재판에 회부한 것도 미국이 직접 북한에 와서 배 씨를 데려가라는 의미가 크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한옥정 / 탈북 10년차 가수
- "외국에서 어느 나라를 가도 그런 얘기는 너무도 당연히 해도 되는 말인데, 북한법에 걸리는 거죠. 유일한 미국과의 통로, 뭔가 외교적인 하나의 고리를 풀려고 하지 않을까…."
미국이 과거 사례처럼 중량감 있는 인사를 북한에 보낸다면 북·미 간 메신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결국 북한의 이번 조치는 개성공단 사태를 계기로 악화된 남북관계의 출구를 북·미 간 대화에서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