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의 대표 시사프로그램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는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조갑제 대표가 출연해 한미정상회담, 최근 남북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아래는 방송 인터뷰 전문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75분간의 한미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한미동맹 60주년 의미를 담은 선언도 내놓았고. 전체적으로 이번 첫 방문을 어떻게 보세요? 평가를 하신다면.
-모양이 아주 좋았습니다. 서로 덕담이 많았고요. 무엇보다도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 박근혜 대통령을 잘 예우해 주더라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 영광으로 생각 합니다 하는 첫 발언. 외교적 수사인지 몰라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주변 국가에서 한 수 접고 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분이 스토리가 있고 드라마가 있는 분 아닙니까.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주변국가에서 알아주는 지도자의 딸이라는 강점을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잘 살렸고 그게 느껴졌습니다.
▶ 정상회담을 통해서 박 대통령이 얻을 것은 다 얻었다고 보십니까?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남북문제에 있어서. 그 문제에 있어선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냈고 추가적으로 얻어냈어야 했던 것, 미흡했던 것들.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세요?
-덕담도 많았고 분위기도 좋았는데 뉴스는 적었죠. 제가 바라던 뉴스는 이겁니다. 북한 핵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음으로 2015년으로 예정된 한미연합사 해체, 전시작전권 전환을 무기 연기한다든지 이런 뉴스가 일면 톱으로 나왔으면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핵미사일 실전배치에 대비해서 미국과 일본과 함께 핵미사일 방어망을 건설하겠다든지 이런 두 가지 뉴스를 기대했습니다. 두 가지에 대한 언급은 있어요. 그러나 조금 애매모호한 표현이고. 그래서 구체성이 없는 발표였다고 생각합니다.
▶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있었던 정상회담에 대한 기억도 있으실 텐데요. 그때와 비교해보면 이번 정상회담을 점수로 굳이 따지기 그렇습니다만 몇 점 정도를.. 더 잘했다고 보세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비해서 부족했다고 보세요?
-시대상황이 있으니까 비교하기 무리죠. 박정희 대통령은 1961년에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에 방문했습니다.
▶ 그때 돈 빌리러 갔던 거죠? 차관.
-차관도 있고 미국으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으려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었죠. 가는 길에 일본에 들려서 한일 국교수교에 대한 원칙을 정하는 회담이었는데. 일단 그 회담에서 젊은 케네디 대통령.. 아마 동갑이죠. 그분에게 상당한 호감을 받았습니다. 젊은 군인이 나와서 국가개조에 대한 열정을 토로하니까 케네디 대통령뿐만 아니라 워싱턴 관료들이.. 그분들은 물론 한국전에 관계했던 분들이니까 한국에 대해서 호감을 가졌던 분이 박정희 지도자에 대한 호감을 가졌습니다. 그것이 아주 성공적인 데뷔였어요.
▶ 처음에는 상당한 냉대를 받았다고 하던데요.
-처음에는 5.16 군사 혁명, 군사 쿠데타에 대해서 미국이 반대했고 미국이 허를 찔렸으니까 자존심도 상해있었는데 곧 박정희 정부의 개혁드라이브를 인정하게 되었죠.
▶ 이번에 한미동맹 60주년이라는 의미가 있어서 기념 공동 선언에서 이른바 글로벌 파트너십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의미를 어떻게 보세요? 한 단계 격상된 것으로 봐야 하는 건지.
-일반론적으로 군사동맹 중심에서 이제는 경제, 국제문제에서까지 공동대응하자는 컨셉인데 그렇게 되면 우리 부담이 커집니다. 그것을 각오해야 됩니다. 예컨대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나면 원칙에 충실하려면 우리가 최소한 여당급 전투 부대를 보낸다든지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져야 할 부담을 우리가 공통적으로 떠안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유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미동맹이 일방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공짜 심리라고 하면 거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미국이 자꾸 뭘 해주길 바랍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만큼 해야 되죠. 우리가 지불해야 될 대가에 대해선 별로 생각을 하지 않는 게.. 결국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우리가 약해집니다. 우리가 이것을 해줄 테니까 해 달라 이야기해야 합니다.
▶ 국가 간에 공짜가 없죠.
-그렇죠.
▶ 조갑제 대표가 보는 한미동맹의 지향점은 어떤 것이어야 된다고 보세요?
-한미 동맹은 거의 영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여러 시각차가 있잖아요.
-쉽게 말하면 통일 이후까지 한미동맹이 유지되어야 통일된 한반도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통일과정에서 우리가 중국의 양보를 얻기 위해서 한미 동행을 해체한다든지 그런 서투름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책임지고 부담해야 될 부분을 우리가 찾아서 떠안아야 미국에 대해서 우리가 당당하고 종속적 관계가 되지 않습니다.
▶ 이제는 그런 시기가 지났죠. 우리가 경제 대국이고 상당히 세계적인 위치에 올랐기 때문에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하고 받을 건 받고 이런 관계가 필요하지 않나.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국방의지와 자주국방에 따른 부담을 안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죠.
▶ 그래서 늘 자주국방을 강조하셨잖아요.
-그렇죠. 앞으로 연평도 도발, 천안함 사태 같은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우리 군사력으로 대응한 다음에 이것이 확전되지 않도록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순서를 밟아야지 국지적 도발까지 미국의 도움으로 우리가 응징하려고 하면 우리는 계속 미국에 대해서 부탁하는 입장밖에 안되죠.
▶ 한미 전시작전 통제권도 맞물러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주국방과 맞물러 생각해봐야 되는 거 아닌가.
-이번에 이 이야기가 나오긴 나온 것 같은데. 지금 형식상으론 박근혜, 오바마 두 대통령의 입장은 2015년 예정대로 한다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MD에 대한 발언은 아주 애매한데.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한미동맹이 앞으로 지속적인 능력을 현대화해야 한다. 미국은 미사일 방어막에 투자를 많이 해왔다. 따라서 그 기술을 양국 군대가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표현을 했어요. 그것을 봐선 이 문제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한국이 MD에 같이 들어간다, 같이 하자 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이것은 꽤 진전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반드시 해야 돼요. 여기에 플러스 우리가 핵 방어 시설을 만들어야 합니다. 핵미사일이 날라 올 때 살아남아야 될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아파트를 지을 때 방사능을 차단할 수 있는 지하시설도 만들어야 합니다. 스위스는 전 인구보다 많은 114% 가 핵 방어 시설에 들어가서 핵공격에 견딜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우리나라는 핵 방어 시설 같은 게 거의 없지 않습니까.
▶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 만료 시한을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고 추가협상하자. 여기에서도 진정된 내용이 나오지 않았거든요.
-이번에 선진적으로 하자, 호혜적으로 하자라는 원칙론만 나온 것 같은데..
▶ 조 대표께서는 특히 핵 무장론에 대해서 상당히 강조했잖아요.
-우리가 핵 무장론과 원자력 협정을 섞으면 안 되죠. 원자력 협정은 평화적 원자력 발전을 하기 위한 겁니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스며들 수 있어요. 그렇더라도 이 두 문제를 섞으면 안 되죠. 그와 관계없이 우리는 재처리 시설과 농축 시설을 가져야 된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그 과정에서 아마 타협점이 만들어 질 거예요. 지금 원자력 협정가지고선 안돼요. 그래서 이것은 굳이 시한을 지킬 필요 없이 시간을 조금 넘기더라도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은 강하게 요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에 미국에 방문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서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CBS와의 인터뷰였죠. 도발 시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그러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 이른바 신뢰 프로세스를 구체화하고 강조한 점인데. 어떻게 보세요?
-이번에 미국에 가서 아주 명언을 남겼어요. 북한이 변화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야 된다. 아주 좋은 이야기고요. 이 분이 말하는 신뢰 프로세스에서 신뢰가 뭘 의미하느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정리 된 것이 북한이 신뢰를 지켜야 된다는 뜻입니다. 북한이 약속을 지켜야 된다.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누가, 어느 나라가 북한에 투자 하겠느냐를 보면 신뢰는 우리는 원래 약속을 지키는 나라니까 북한이 약속을 지키는 나라로 만들어야 된다. 이것이 북한 변화의 핵심이다, 라는 쪽으로 해석을..
▶ 정상적인 국가로 임해라?
-네. 그러니까 신뢰를 북한에 던지는 거예요. 우리는 원래 신뢰가 있으니까. 그렇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다소 거창하고 모호한 말이 단순하게 정리되었다고 봅니다. 북한보고 약속을 지켜라. 약속을 지키면 우리가 대화도 하고 지원도 하겠다. 이런 뜻인 것 같아요.
▶ 이번에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문제에 대해서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일본이라는 또 다른 국가에 대한 언급이 부담될 수도 있지만 주변국이나 모두가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 왜곡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번에 뭔가 미국에서 한마디 얻어내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것은 어떻게 보세요? 아쉬움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아마 어려울 거라 봅니다. 일본이라는 단어가 딱 한번 나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핵, 안보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과 공조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본을 집어넣었어요. 즉 오바마 대통령 머리에는 안보 문제에 대해선 미국, 일본, 한국이 동맹을 가지고 공조한다는 이야기고. 그 다음에 역사 문제에 대해선 미국의 입장은 대충 이렇다고 저는 판단이 됩니다. 일본의 헌법 개정에 의한 소위 자기들 말의 국가정상화는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공식화하고 집단 자위권을 가진다고 하는 것에 미국은 찬성할 겁니다. 국내 문제라고 하지만 찬성할 것이고. 다만 역사 문제에서 특히 쟁점이 되고 있는 종군 위안부에 대한 과거의 사과.. 잘못에 대한 인정을 취소한다든지 하는 것은 일본이 반대할 겁니다. 그 정도의 선이고. 소위 말하는 요새 유행어가 됐습니다만 리밸런싱, 재균형이라고 합니다. 아시아에서 미국이 중국의 급부상에 따라서 균형을 맞추는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노력하고. 특히 동남아시아, 호주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그런 것을 하려고 하다 보니까 미국한테는 일본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일본이 더 중요한 나라처럼 되고 있으니까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한국 편을 든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할 수 없을 겁니다.
▶ 우리의 외교적 움직임이 더욱 긴박하고 긴밀해질 필요가 있는 거죠.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그렇죠.
▶ 조 대표께서 박근혜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얘기하지 말라는 글을 쓰셨더라고요.
-정확한 표현은 이렇죠. 애매한, 모호한 표현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미국 의회 연설이라고 하는 것이 모험입니다. 왜 모험이냐. 거기에 모여 있는 사람이 제일 까다로운 청중 이예요. 위대한 연설을 많이 들어본.. 프랭클린 루즈벨트, 트루먼, 맥아더, 이승만 대통령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긴 연설은 정치가가 자기의 실력을 드러내는 겁니다. 그리고 거기에서는 외교적 수사가 먹히지 않아요. 산전수전 겪은 사람들 아닙니까.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역사관을 가지고 대전략을 가진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와야 감동시킬 수 있고 그렇지 않고 바쁜 사람들이 모여서 2,30분의 연설을 들었을 때 남는 게 없다면 손해 볼 수 있다는 뜻이에요.
▶ 한미 정상회담이 끝났는데 앞으로 대북기조를 어떻게 가줘야 될 것인가.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실제 해야 하는 것인지. 류길재 장관은 대화를 통해서 사태를 해결해야 된다고 하던데요.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저는 개성공단에 우리가 미련을 두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폐쇄는 북한이 했잖아요. 폐쇄라는 용어를 우리가 쓰면 안 되죠. 우리는 할 수 없이 국민생명보호 차원에서 철수시켰고. 우리는 정당방어적인 조치를 취한 거죠. 그러니까 결자해지입니다. 그것은 북한이 해야 되요. 북한이 앞으로 약속을 지키겠다고 해서 오히려 굽히고 들어올 때 우리가 재기할 수 있는 것이지. 여기에 대해서 우리는 덤덤하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강탈, 시설을 다 빼앗아 가면 우리는 국제적인 재판을 통해서 해외에 있는 북한 재산을 압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 아직 북한이 어떤 반응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북한도 상당히 예의주시하고 있을 텐데. 북한이 먼저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지금 시점에선 당분간 어렵다고 봅니다. 갑자기 90도로 방향을 바꾸어야 되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이 만나고 시기에 북한으로선 아주 기분 나쁜 요소가 있었죠. 중국 은행이 조선무역은행을 상대로 완전히 거래를 끊는다는 것은 아주 큰 뉴스입니다. 중국은행이 재미있는 은행 이예요. 그 은행 안에 과거 북한이 비밀계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마카오 지점에 김정일의 비자금 계좌를 갖고 있었어요. 김대중 대통령이 현대 그룹을 앞세워서 국정원에 시켜서 돈을 보낼 때 중국은행에 있는 김정일의 비자금 계좌로 돈을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은행은 김정일, 김정은 정권의 비자금을 알고 있어요. 그것을 동결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 폐쇄하겠다고 하는 것은 동결하겠다는 의미입니까?
-거기까진 안 간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동결되면 몇 십억 달러가 묶인다는 설이 있어요. 특히 상해에 있는 은행계좌에 많이 집어넣었는데..
▶ 지난번에 오셔서 그것이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렇게 특정은행을 지정해서 폐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중국이 갑자기 왜 그럴까요?
-중국 사람들은 수가 워낙 많으니까 여러 가지를 해놓고 다른 방법으로 북한을 도와주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진핑은 후진타오와 달리 덜 이념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실용적이고 입장이 후진타오보다 강하다고 해요. 후진타오는 강택민 밑에서 시집살이를 많이 했는데 시진핑은 비교적 홀가분하게 대북정책을 펼 수 있는 입장이고. 이번 사태를 통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권위가 손상된 거 아닙니까. 거기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는데. 김정은이 남북 관계에서도 활로를 만들지 못했고. 즉 한국에 굽히고 들어가지 않았고. 국제사회에서도 더 소외되고 고립되는 형국이니까 지금은 아주 강한 입장이라고 판단됩니다.
▶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중국은행이 북한계좌를 폐쇄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실제 중국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습니다. 정부와 교감이 있었으니까 가능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것이 북한에 대해서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로 봐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뭔가 전략을 갖고 하는 행동인지.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런 것이 있어요. 미국이 조선무역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했습니다. 즉 미국은행과 거래해선 안 된다고 지정을 해버렸어요. 그렇다면 다른 나라 은행도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할 수 없어요. 그렇게 되면 미국 은행과 거래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미국이 먼저 조선무역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하니까 중국이 따라왔어요.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과 금융 거래가 어렵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이번 조치는 북한에 대한 급소를 친 것이 되는데.. 더 두고 봐야 되겠죠.
▶ 만약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북한은 그야말로 고립상황으로 가는 거 아닙니까. 북한이 가만히 있을까요? 아니면 또 다른 도발로 적극적으로 나설까요? 우리가 예의주시해서 봐야 될 대목이잖아요.
-한미군사훈련이 끝난 다음에 소강상태로 들어가면 국지전 도발 가능성은 조금 높아지겠죠. 그것보다는 앞으로 북한 내부 권력층 안에서 노선 갈등이 이제부터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경파와 실용파 사이에. 물론 김정은이 지금은 정면 도전할 생각은 없지만 밑에서부터 노선 갈등이 일어나게 되면 심한 경우에는 북한에서도 10.26 사건이 안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까?
▶ 북한 안에서의 체제 변화?
-사고가 생기는 거죠. 며칠 사이 사진이 나왔습니다. 김정은이 아주 건방진 모습으로 배석해서 군단장급.. 그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60 아니면 70대입니다. 저런 모습..북한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 아닙니까. 그런 것에 대한 반감이 없을까요? 거기에 김재규가 없을까요. 그래서 말하자면 그런 가능성, 노선 갈등과 권력 투쟁, 사고의 가능성이 이제 높아진다는 의미겠죠.
▶ 이번 문제에 있어서 북한이 가장 노렸던 것이 남남갈등인데 그 문제가 상당히 사라진 거 아닙니까?
-남남갈등은 완전히 역효과 난 거 아닙니까. 김정은이라는 20대 후반의 횡포에 가까운 행동을 보고 한국의 젊은 사람들이 많이 돌아섰다고 해요.
▶ 다 하나가 됐잖아요. 중국까지 이런 선택을 하고 상당히 고립된 형태로 가는데. 그랬을 경우 또 하나의 도발, 그 측면에서 최근에 북한에 대한 땅굴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저도 이 자리에서 진단했는데. 조 대표께서도 땅굴과 관련된 인물들을 많이 인터뷰 해보셨잖아요.
-저는 땅굴과 인연이 있었는데..
▶ 너무 극과극의 주장들을 펴서..
-1992년도 월간조선에서 민간인들이 주장하는 땅굴을 반년동안 취재했고 육군 땅굴탐지부서와 의논도 해보고 땅속 과학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는데 저는 그렇습니다. 서울 근교까지 들어온 장거리 땅굴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DMZ를 돌파하는 10km 내외의 땅굴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30~40km 뚫은데 기술적인 문제, 통풍의 문제가 있어요. 공기를 어떻게 들여보내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 거기서 나오는 물, 거기에서 파내는 돌 자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처리하는 것은 우리가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서울 근교까지의 장거리 땅굴에 대해선 이견이 있는데..
▶ 지난번에 신부님은 서울역 근처까지 왔다고 확신을 하시더라고요.
-조사를 해보니까 땅속에서 일어나는 일, 과학적 현상에 대해선 미스터리가 많습니다. 물속은 오히려 해저, 해중 연구는 많이 되었는데 땅 속 연구는 많이 된 것이 없어요. 어떤 이야기를 녹음해 와서 그것을 들어보면 땅굴 들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의외로 땅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런 소리도 많이 들려요. 그러니까 이것이 인공적인 소리냐 아니면 자연적인 소리냐를 분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그래서 이 문제는 육군 본부에서 땅굴탐지부서가 지금은 없을 테지만 과거에 있었어요. 거기에서 근무했던 분을 모셔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합니다. 과학적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신부님도 38년간 했는데 한번 조사를 해주면 좋은데 군 당국에서 듣지 않는다는 거예요. 지난번에 보니까 미국의 CIA 국장도 남한에 40개 땅굴이 있다는 언급을 했잖아요.
-40개는 아니고 20개인데요. 20개 이야기는 70년대부터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 4개인가 5개가 발견되었죠. 발견 안 것이 있을 겁니다. DMZ를 통과하는 2~4km 정도 되는..
▶ 조 대표님이 보시기에 장거리 땅굴은 어려울 것이다?
-제가 장거리라고 말하는 것은 30~40km. 서울 근교까지 들어왔다고 하는 땅굴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다만 김포는 한강 밑으로 들어오면 김포까지는 나올 수 있고. 김포에 공항도 있으니까 김포에 들어왔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북한이 지금 남침용 땅굴을 계속 파내고 있을 거 아닙니까?
-지금은 아마 파고 있지 않을 겁니다. 땅굴도 북한 안에서 파는 것은 탄약 저장고 만든다든지 비행기 격납고 같은 땅굴은 지금도 파겠지만 남침용 땅굴을 저는 지금은 파지 않는다고 봅니다.
▶ 땅굴을 이용한 테러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테러 가능성보다는 휴전선을 돌파하는.. 장거리죠. 서울까지 들어왔다고 하면 테러용도로 쓸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DMZ 돌파용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 남북문제에 여러 다각적인 조명이 있는데 외교적인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서울프로세스 이야기도 나오고. 이른바 서울 프로세스가 성공하려면 미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싼 4강 외교를 어떻게 하느냐가 주요 관건 아니겠습니까.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에 갔다가 중국에 가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잘한 선택이라고 보십니까?
-원래 과거를 보면 오는 길에 일본에 들리는 게 맞는데. 너무 따질 필요 없이 우리가 급하면 중국에 가서 할 이야기가 많겠죠.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통일방안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정세나 남북한 정세의 흐르는 방향이 이제는 통일 방향으로 가고 북한 정권의 붕괴 쪽으로 가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안을 가지고 중국 사람들을 만나서 설명을 해야 하는데. 통일 이후에 한반도를 어떻게 하겠느냐. 저는 이렇게 설명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토론을 해서 좋은 안을 내야 해요. 첫째는 통일 이후에도 한미 동맹은 유지한다. 다만 휴전선 북쪽에 미군을 배치하는 것은 안 하는 방향으로 하겠다. 미국과 합의가 되어야 하겠지만. 동시에 일국양제. 한반도를 통일된 한국의 주권지역으로 확실히 한 다음에, 대한민국 주권이 한반도 전체에 미친다는 것을 확실히 한 다음에 북한지역에 대해선 한시적으로 통제된 체제를 인정하고 그 사이 북한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서 남한보다 좋은 북한지역을 만든다. 동북아 아시아가 다 투자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서.. 말하자면 통일된 한반도가 주변국가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 통일된 한반도 때문에 중국에 경제적인 득이 많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설득할 수 있는 게 한국이고.
우리는 강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한 번도 외국에 쳐들어간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중국이나 러시아나 일본도 통일된 한국이 자신들의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분열되고 약화된 한국은 문제입니다. 중국, 일본, 러시아가 끼어들어서 여기서 전쟁이 벌어집니다. 6.25 가 그렇게 해서 일어난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당당하게 주변국가에 대해서 우리가 책임지고 통일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할 수 있는 단계까지 무르익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오바마 대통령도 동북아 안보 질서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을 언급했듯이 일본과의 관계가 중요할 텐데. 아베 총리가 극단적인 발언을 하면서 상당히 냉랭한 분위기였습니다. 한일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합니까?
-한일 관계는 일단 우리가 국교를 했고 미국을 중간에 넣어서 한미일 동맹의 한 축 아닙니까. 그래서 적대관계로 가선 안 되죠.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문제는 영토 문제와 역사관 문제입니다. 영토 문제와 역사관 문제는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이것은 정부와 정부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민과 국민의 문제예요.
▶ 지난번에 직접 만나셨잖아요. 만났을 때는 그와 같은 예기치 않은 비정상적인 언급을 안 할 것으로 말씀하셨잖아요.
-역사문제와 영토 문제는 단순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시간이 걸리니까 문제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어야 합니다. 지금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것이 안보문제이고 북한 핵문제 아닙니까. 시험 칠 때 안 풀리는 문제에 대해서 너무 신경 쓰면 다른 문제를 못 풀지 않습니까. 쉬운 문제를 풀면 안 풀리던 문제는 저절로 풀리는 수가 있고 그 다음에 우리 언론의 역할이 있어요. 저는 한일관계에서 우리 언론이 한일관계를 쓸데없이 우리 국익에 반할 정도로 악화시키는 식의 보도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감상적인 접근을 해선 안 된다?
-그렇습니다. 기사에 보도기사가 있고 논평 기사가 있지 않습니까. 일본의 군국주의 이것이 과연 맞는 표현인가.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일본이 자위대를 국방군이라고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일본이 과연 군국주의로 가느냐. 이런 표현은 논평 부분은 몰라도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달리 생각해야 할 것이고..
▶ 아베 총리의 극단적인 발언, 우경화 발언, 동떨어진 발언을 하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국민정서가 참지 못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것을 어떤 식으로 관리해 갈 수 있겠는가.
-일본을 비판할 땐 한국 사람들이 다 한목소리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과연 어떤 정책과 어떤 방향으로 가는냐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부족해요. 우선 일본의 한반도 지배와 아시아 침략에 대해서 사과를 여러 번 했습니다. 역대 정부에서 안 한 정부는 없습니다. 아베 정부도 했어요. 그것을 우리가 우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을 바꿀 순 없어요. 그리고 무라야마의 총체적 사과가 95년에 나왔는데 그것을 수정할 수 있는 정부는 일본에서 안 나옵니다. 그것을 포기한다면 국교를 단절해야 되는 일이예요.
다만 강론적으로 들어가 보면 항상 일본 사람들의 특징이 총론사과, 강론에 가면 변명하는 성격이 있고 그것 때문에 짜증나게 하죠. 그런데 그것은 시간이 걸릴 테니까 거기에 우리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지난 1년 동안 한일관계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8월에 독도를 찾아간 이후에 벌어진 한일관계의 악화가 우리에게 득이 되었는가, 우리에게 불리했느냐를 냉정하게 보면 확실하게 남는 게 있어요. 지금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의 감정이 서로 나빠져 있습니다. 서로 나빠진 것은 서로에게 손해예요. 그리고 관광객이 줄어들면 명동 상인들부터 손해를 보니까 감정문제와 국익문제를 냉정하게 놓고 차분하게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조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동북아 상황에 대한 전체 힘의 흐름을 어떻게 보시는지, 동북아 평화 일을 결정짓는 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다고 보세요? 미국입니까?
-저는 주도권을 우리가 쥐고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결국 동북아시아에서.. 동북아시아는 지금 경제력으로 비교하면 미국을 능가하는 한중일의 GDP를 합치면 미국보다 더 많지 않습니까. 물론 구매력 기준입니다만. 그리고 그 지역에 가장 역동적인 동북아시아에서 북한이 폐쇄된 공간으로 남아있으니까 물류도 안 흐르고 경제적 안보적 큰 암 덩어리 아닙니까. 이것을 해소하는 것은 동북아시아의 공통된 평화와 번영을 위한 것인데..
▶ 남북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주인노력을 해야죠.
▶ 아직 부족한 거 아닌가요?
-결심을 하면 되죠.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되지 않았습니까. 다만 우리가 핵무기가 없고 북한에 핵무기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권을 잡는데 상당한 제안이 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다른 수를 쓴다면 ..결국 역사적으로 봐서 한반도가 통일되고 강했을 때 동북아시아가 번영했습니다. 신라가 3국 통일된 다음에 당나라, 신라, 일본이 다 번영했어요. 200년 동안의 황금기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분열되고 약화 되었을 때..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러일 전쟁이 일어나고 청일 전쟁이 일어났어요. 몽고가 쳐들어와서 일본을 때렸습니다. 3국 시대 때는 주변 나라가 다 한반도에 들어와서 전쟁을 했어요. 그래서 앞으로 통일되고 강력하고 번영하고 자유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하면 주변 국가들이 납득할 거라 생각합니다.
▶ 그 같은 논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주변국의 설명이.
-네.
▶ 알겠습니다. 오늘 조갑제 대표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언론에서는 부모님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