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구타부터 동료 수감자의 시신처리까지.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한 탈북자가 북한에서 직접 겪었던 일들입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상황이 재조명되면서, 탈북자들의 용기있는 고백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민혁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 기자 】
1998년,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던 42살 오금숙 씨.
하지만, 기쁨도 잠시.
중국 심양의 항구에서 공안에 적발돼 결국 북한으로 끌려갔고, 이후 우리의 교도소에 해당하는 한 교화소로 옮겨졌습니다.
▶ 인터뷰 : 오금숙 / 경기 의정부시
- "누가 밀고해서 공안이 미리 잠복해있었던 거죠. 다음날 북한 신의주 보위부로 넘겨졌거든요. 거기서부터는 완전히 지옥이 되거든요."
과거 정치범 수용소로 악명 높았던 증산교화소로, 오 씨는 2년 가까이 강도 높은 노역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굶어 죽은 동료 수감자의 시신을 치웠던 일은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스럽습니다.
▶ 인터뷰 : 오금숙 / 경기 의정부시
- "시신을 꺾어둬요. 꺾어서 (하체를 상체에) 붙이거든요. 나도 그 안에서 죽으면 저렇게 되겠구나.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 되겠구나."
밥을 한 그릇 더 먹으려다 심한 구타까지 당해, 지금도 목발 없이는 한 걸음도 옮기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오금숙 / 경기 의정부시
- "무릎 꿇고 앉혀놓고 각목으로 (머리를) 치고, 구둣발로 허리를 때려서 허리에서 '뚝'하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2004년 극적으로 재탈북에 성공해 대한민국 품에 안긴 오 씨.
북한에서의 악몽은 여전히 그녀를 괴롭히고 있지만, 북한 인권유린의 실상을 알려야겠다는 의지마저 꺾지는 못했습니다.
MBN뉴스 김민혁입니다.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