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4시] 죽음 부른 불법 옥탑방…점검 '사각지대'

【 앵커멘트 】
원래 3층 건물인데 4층으로 불법 개조된 건물, 많이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불법 옥상 가건물은 화재에 특히 취약해서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지난달 28일 2명이 숨진 서울 북창동의 한 식당 화재 현장입니다.

4층에서 자고 있던 이들은 유일한 바깥 통로인 1층 출입구로 빠져나오려다 연기에 질식됐습니다.

숙소는 옥상 위에 불법으로 지어진 가건물이었습니다.

▶ 스탠딩 : 오택성 / 기자
-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원래 옥상이 비상 탈출구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번 화재는 불법 가건물이 들어서 있어 사람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식당 주인
- "잘 모르겠어요. 저는 식당을 중간에 인수받은 사람이라서…. (불법 가건물인 것은 알고 있나요?) 지금 머리가 복잡해서 아무 생각이 안 납니다."

화재에 취약한 불법 옥상 가건물을 단속하기에는 규정에 허점이 많습니다.

면적이 600제곱미터가 넘으면 반드시 소방점검을 받아야 하지만 1992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예외입니다.

1964년에 지어진 이 건물도 역시 점검 대상에서는 제외됐습니다.

▶ 인터뷰 : 소방 관계자
- "옥탑 부분은 식당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볼 수 없거든요. 언제부터 증축상태인지 확인을 못 했습니다. "

단속 관할 구청도 불법 옥탑방을 강제로 철거할 권한은 없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그냥 벌금을 내면서 (불법 가건물) 철거를 안 하는 경우가 있어요. 강제철거라는 것은 없어요. 예전에는 있었지만."

불법 증축으로 인한 부작용이 인명피해로 이어지면서 소방 당국도 이르면 다음주부터 특별 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logictek@mbn.co.kr ]

영상 취재: 배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