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학문을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겠다며 대학마다 '자유전공학부'를 경쟁적으로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4년 만에 일방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학생들은 무슨 죄인가요?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자유전공학부 존속하라! 존속하라!"
한창 강의에 집중해야 할 시각, 자유전공학부 새내기들이 학교 본관 앞에 모였습니다.
열흘 전, 학교 측이 예고도 없이 소속 학부를 없애겠다고 통보한 데 항의하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김태형 / 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
- "한 시 두 시까지 공부하면서 고생해서 온 학과가 폐지된다고 하니 분통합니다."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그 정원을 새로 만드는 학과로 돌리겠다는 것이 학교 측 논리.
지난 2009년 이후 유행을 좇듯 너도나도 설립하더니 이젠 학교 발전 논리를 내세우며 잇따라 폐지하는 겁니다.
벌써 서울에서만 대학 4곳이 자유전공학부를 없앴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철저히 배제됐습니다.
▶ 인터뷰 : 대학 관계자
- "학생들은 자기들이 주인이라고 얘기하지만, 객관적으로 같은 레벨의 주체라고 하긴 어렵지 않나요."
학제 개편이 일방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겁니다.
▶ 인터뷰 : 임은희 /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교육여건에 대한 준비 없이 시류에 편승해서 자유전공학부를 만들다 보니 학과의 정체성 등의 문제점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장기적인 계획 없이 학부를 만들었다가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문을 닫는 통에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김 원·최선명
영상편집 :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