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째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아들 오경환(52·무역업)씨는 이달 초 용기를 내 한 결혼정보회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머니와 사별한 지 13년. 그간 적적하게 지내온 아버지가 여생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상담 직원의 반응은 미적지근. 20년 넘는 노하우를 갖춘 회사지만 아흔에 가까운 노인을 '중매'해 본 경험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씨가 한참 낙심해 있던 차에 회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비즈니스가 아닌 사회 기부 차원에서 전액 무료로 아버지의 짝을 찾아주겠다는 대표의 전화였습니다.
아들은 아버지 오기모(88)씨의 프로필을 전달했고 지난 21일 선우 홈페이지에는 '특별한 프러포즈'라는 제목의 이벤트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게시글에는 고향 평안남도, 초등학교 교사로 40여년 재직 후 퇴직, 신장 174㎝에 훤칠한 외모, 평생 연금이 나와 새 가정을 이룰 수 있는 능력 등 오 할아버지의 '스펙'이 깨알같이 적혔습니다.
'이런 분이면 좋겠다'라는 항목에선 연령대는 무관하고 건강하신 분, 특히 아버지와 대화가 통하고 취미생활을 함께할 수 있는 분이라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해당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69세 된 할머니 등 모두 3분이 이 할아버지를 만나보고 싶다며 연락해 왔다"며 "마감일인 6월 30일까지 계속 '데이트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담당 커플 매니저는 "오 할아버지는 같은 연령대 기준으로 봤을 때 '킹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할아버지의 데이트 기대돼요!” “꼭 행복한 인연 만드시길” “아드님 마음이 너무 예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오 할아버지의 '특별한 프러포즈'는 다음 달 30일 마감됩니다.
[사진 = 위 기사와 무관함, 연합뉴스]